“아이가 독감이라서 연차 내고 2시간째 기다립니다.”
6일 오전 9시께 안산의 한 소아청소년과 병원 앞에는 자녀의 독감 치료를 받으러 온 부모들이 긴 대기줄을 이루고 있었다.
병원 입구서부터 ‘아프다’며 우는 아이의 목소리가 잇따라 들려왔고, 이를 달래느라 부모들은 진땀을 빼기 일쑤였다.
유모차에 탄 아이부터 마스크를 쓴 채 부모를 끌어안고 걱정스레 진료를 기다리는 아이까지 다양한 나잇대의 소아환자 10여 명이 로비에 머물고 있었다.
같은 시각 고잔동의 또 다른 소아과에서도 승강기가 열리자마자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대기 의자에는 목에 손수건을 두르고 마스크를 낀 아이들과 자녀를 챙기는 부모들로 가득했다.
24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온 A씨는 “어린이집에도 독감이 한창 유행 중”이라며 “병원에서 1시간 기다려 진료를 받았고 지금도 20명 정도가 대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 경기 지역의 소아과들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보통 평일 아침 대기 시간은 40분 정도지만, 주말엔 1~2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11월 들어 영유아를 중심으로 독감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소아과마다 대기 줄이 길어지고 있다.
예방접종률이 절반 수준에 그친 상황에서 개인위생 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질병관리청 감염병포털 통계에 따르면 44주차(10월 26일~11월 1일) 기준 0~6세 인플루엔자(독감) 검출률은 15%로, 전년도 같은 기간(0.9%)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가정과 어린이집을 중심으로 인플루엔자 ‘재전파’ 속도가 빨라지면서 영유아와 소아청소년 중심의 확산이 두드러진다. 코로나19 때와 달리 마스크 착용 및 손 위생이 느슨해진 점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반해 0~6세 독감 예방접종률은 44주차(10월 26일~11월 1일) 기준 58%로, 절반가량이 아직 예방접종을 하지 않아 전파 우려가 큰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인플루엔자 발생이 예년보다 빠른 상황이라며 적기에 예방접종을 받고 손 씻기 등 인플루엔자 예방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조혜정 가천대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코로나19 때와 달리 최근에는 마스크 사용이 줄고 아이들이 집단으로 생활하면서 영유아 중심으로 비말 전파가 쉽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또 “독감은 A형과 B형이 시기적으로 번갈아 유행하는데, 올해 역시 12월 말에서 내년 1월 사이가 피크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B형은 3~4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아현·천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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