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병원 6곳 모두 경기 남부 쏠려
노인질환 전문 도립노인전문병원
도내 6개 가운데 4곳 남부에 위치
경기도 노인 건강 실태조사해보니
소득 적을수록 '나쁘다' 인식 현실
북부 병원 적고 교통 열악 의료 취약
방문치료 등 지역맞춤 서비스 필요
“대형병원밖에 진단 못한다는데…버스가 한 시간에 두대 정도밖에 없어 쉽지 않네요”
지난 15일 의정부 을지대병원. 파주에서 이곳까지 왔다는 박모(72·여) 씨는 취재진에게 이처럼 털어놓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파주 교하동에 거주하는 박 씨는 최근 정신이 아득해지는 등 머리에 이상을 느껴 동네 병원을 방문했다.
그러나 ‘진단이 어렵다’는 의사의 말과 큰 병원을 찾아보라는 권유에 거주지인 파주를 떠나 의정부에 있는 을지대병원까지 오게 됐다는 게 박 씨의 설명이다.
박 씨의 집에서 을지대병원까지는 대중교통으로 대략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가 소요되지만, 정확한 검진을 진행하려면 시간을 내 먼 곳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연천군에 거주하며 부친(81)을 모시고 병원에 방문한 곽모(53) 씨 또한 박 씨와 비슷한 상황이다.
그는 “연천에서 자차로 한 시간 넘게 걸려서 왔다. 그래도 비교적 가까운 곳에 을지대병원이 생긴 편”이라며 “과거에는 편도 두 시간씩 걸려 종로까지 다니곤 했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노인인구가 늘어가는 데 비해 북부지역의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17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분당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6곳 모두 경기 남부에 위치해 있으며, 종합병원 역시 도내 66개 병원 중 47개 병원이 남부에 위치해 있다.
더불어 노인 질환을 전문으로 다루는 도립노인전문병원마저 총 6개 가운데 4개가 여주·시흥·평택·용인 등 남부에, 2개가 남양주·동두천 등 북부에 있는 처지다.
경기도복지재단이 실시한 2024년 ‘경기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평소 건강상태에 대해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1년 48.9%에서 2024년 38.5%로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보통’은 39.5%에서 43.9%로 증가했고, ‘나쁘다’는 11.5%에서 17.6%로 6.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중위소득 150%(월평균 가구소득 약 684만 원) 이상 노인의 경우, ‘매우 나쁘다’는 0.5%, ‘어느 정도 나쁘다’는 4.7%로 총 5.2%에 그쳤지만, 중위소득 50% 미만(월평균 약 130만 원) 노인은 ‘매우 나쁘다’ 2.2%, ‘어느 정도 나쁘다’ 29.4%로 총 31.6%가 건강이 나쁘다고 응답하는 등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인식은 실제 의료기관 이용까지 이어지지만, 경기 북부지역의 경우 의료 인프라의 부족과 열악한 대중교통 환경이 맞물리며 병원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처지다.
김춘남 경기복지재단 연구위원은 “특히 남부에 비해 북부는 병원 개수도 적고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라 고령층이 의료기관을 이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거점병원을 기준으로 방문치료 및 의료 등 지역맞춤형 서비스를 활성화해 균형 잡힌 인프라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종현·이지윤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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