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교직 생활을 마치고 지난 8월 퇴임한 박종진 서예가는 인생 2막을 ‘묵향’으로 채워가고 있다.
인천에서 36년 간 교사, 장학사로 일해온 그는 인천남고, 청량중 등에서 교장으로 역임했다. 그가 퇴직 후에 서예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 건 인생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의 결과였다.
박 씨는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자연스레 퇴직 후의 삶을 고민하게 됐다”며 “대학 시절 몸담았던 서예동아리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났고, 새로운 도전으로 서예가로서의 길을 선택했다”고 했다.
서예와 인연을 다시 이은 그는 공모전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인천서예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대한민국서예대전’에서도 입선하며 작품의 깊이를 인정받았다.
그는 연이은 수상에도 “뜻밖의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아직도 배울 것이 너무 많다”고 겸허한 소감을 전했다.
박 씨는 ‘일필휘지’의 예술이라는 점을 서예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수정의 여지없이 단 한 번의 선으로 작품이 결정되는 서예의 특성이 그로 하여금 끝없는 연습에 몰두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서예는 단순해 보이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고, 갈수록 어려운 예술이다. 그렇기에 묵향과 함께하는 시간이 고되면서도 즐겁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인천서예협회 회원이자 이사로 활동하며 한중국제교류전, 글사랑문자전 등 다양한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남동구문화예술회 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도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의 그의 목표는 분명하다. 인천서예대전 초대 작가, 더 나아가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 작가가 되는 것이다.
박 씨는 “좋은 작품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꾸준히 연습해 시민들이 감동할 수 있는 작품을 남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새로운 길 위에서도 그는 여전히 교사의 마음을 잃지 않는다. 지난달 열렸던 글사랑문자전에도 그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담은 작품을 출품했다.
그 메시지는 ‘명심보감’의 한 구절 ‘安分身無辱 知機心自閑(안분신무욕 지기심자한), 雖居人世上 却是出人間(수거인세상 각시출인간)’.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면 욕심이 없고, 세상의 이치를 알면 마음이 한가해지니 비록 세상에 살지만 세상 밖에 사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박 씨는 “학생들에게 좋은 말을 작품으로 전하고 싶다는 바람이 항상 있다”며 “요즘 많은 학생이 꿈을 찾지 못하고 오랜 시간 방황하며 괴로워하는데, 작은 목표라도 하나씩 달성해 나가며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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