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검진 사진=연합뉴스TV 
갑상선 검진 사진=연합뉴스TV 

나이가 들어가면 점차 피로가 풀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특별히 먹는 양을 늘리지 않더라도 조금씩 체중이 느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이를 스트레스나 노화의 영향으로 여기면서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데, 이는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지속적인 피로감과 체중이 늘어나는 것은 갑상선의 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나타나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증상이다.

4일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연간 69만8천556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 2020년(60만8천934명)보다 약 14.7% 증가한 것으로, 계속해서 증가세에 있다. 최근 5년간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는 2~4만 명씩 늘어나는 추세다.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온 몸의 기능이 느려지는 등의 다양한 신체적 변화가 나타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몸의 대사 기능 저하를 보이는 질환이다.

몸 전체가 둔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피로감과 무기력감이 지속된다. 또한 식사량은 그대로인데 체중이 늘거나 추위를 유난히 잘 타는 증상을 보이며, 변비, 건조한 피부, 탈모, 집중력 저하, 우울감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갑상선 호르몬 부족해 대사 기능 저하

5년간 환자 수 연 2만~4만 명씩 증가세

작년 69만 8천여 명 중 82.4%가 여성

주로 40~60대 발병… 단순 노화로 착각

이같은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할 경우에는 단순 피로를 넘어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 다양한 전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관리가 필요하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 중 82.4%인 57만5천973명이 여성이었다. 주로 40~60대 여성에서 발병하는데, 40대 여성 환자는 10만5천여 명, 50·60대 여성 환자는 각각 14만여 명 수준으로 높았다.

또한 자가면역 질환을 가진 사람에게서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발병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은 자가면역 질환인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갑상선이 스스로 손상돼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이외에도 갑상선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후유증, 뇌하수체 질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키는 약물을 복용하는 것도 원인이 된다. 갑상선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약물은 심장 질환 관련 약물 및 일부 항우울제 등 정신과 약물이 포함된다.

피로·무기력감·탈모·우울감 등 증상

방치할 땐 고지혈증 등 전신 질환 악화

혈액검사 통해 진단… 평생 관리 필요

대부분 약물치료로 정상적 생활 가능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혈액검사를 통해 갑상선자극호르몬(TSH)과 갑상선호르몬(T4) 수치를 측정해 진단이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TSH가 높고 T4가 낮게 나타나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진단한다. 필요 시 초음파 검사로 갑상선의 구조적 이상을 함께 확인하기도 한다.

치료는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합성 호르몬제(레보티록신)로 보충하는 약물치료가 핵심이다. 호르몬제 복용 후 6~8주 간격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고, 안정기에 들어서면 6개월~1년에 한 번 주기로 추적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 대부분은 약물 조절만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다만,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대부분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므로,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약물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정기적인 검사를 지속해야 한다.

약물 치료와 함께 일상에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면서,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박소영 고려대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증상이 천천히 진행돼 피로감이나 체중 증가를 단순한 노화로 착각하기 쉽다”며 “경미한 증상이라도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약물 치료로 대부분의 환자가 호전되므로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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