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경제 흐름을 좌지우지 할 미, 중, 일 정상들이 대한민국 경주에서 한자리에 모였다. 코로나 이후 전 세계적으로 불황이 이어지면서 침체된 경제 흐름을 뒤바꿀 수 있을 만큼의 파격적인 자리라 모든 이목이 대한민국에 집중됐다.

이번 APEC은 이재명 대통령이 주도한 실질적인 외교 데뷔 무대이기도 했기에 더욱 더 큰 관심을 모았다. 사실 APEC의 성공은 쉽사리 장담할 수 없었던게 현실이다.

2025년 APEC 정상회의의 한국 개최가 확정된 것은 2015년 필리핀에서 열린 23차 APEC 정상회의 때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경주시가 행사 유치를 확정한 것은 지난해 6월 이었다. 행사를 준비할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고 숙박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실제 APEC 행사를 위한 정상회의장, 국제미디어센터, 만찬장, 경제전시장 등 4개의 주요 시설물 공사는 4월부터 6월 사이에 시작됐다.

이 때문에 9월 말에서야 대부분 시설물 공사가 끝났고 행사 직전까지 주차장 포장, 인테리어 작업, 집기 설치 등 작업이 진행되는 숨가쁜 과정이 이어졌다.

준비 시간도 부족했고 여건도 여의치 않았지만 이번 APEC이 성공을 거둔데는 중앙부처 공무원,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경찰, 소방, 해경 등 공직자와 함께 자원봉사자, 경주시민이 자기 일처럼 발 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계파와 갈등을 넘어 행사의 성공만을 바라고 달려온 노력들이 결실로 이어진 셈이다.

APEC을 통해 대한민국이 얻어낸 여러가지 성과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돋보였던 것은 자주 국방에 한발짝 더 나아갔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으로 그간 불모지였던 핵연료 사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얼마나 규제를 풀어줄지는 숙제로 남아있지만 지금보다 유연하게 핵연료에 접근 할 수 있을거라 보여진다.

APEC의 또 다른 괄목할만한 성과는 K-컬처의 세계화다.

K-POP 데몬헌터스의 효과로 전 세계가 한국의 문화와 먹거리에 관심을 집중한 상황에서 이번 APEC으로 날개를 달게 됐다.

한국을 찾은 각국 정상과 관계자, 기업인, 그리고 이들의 배우자들은 행사장 곳곳에서 K뷰티를 직접 체험했고 K푸드트럭 앞에는 외신 기자 등 세계에서 몰려든 외국인들로 북적였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한국식 치킨과 ‘소맥’을 즐겨 세계인의 이목이 쏠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치맥 회동 장소로 화제를 모은 치킨집 본점은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1~2일 임시 휴업했다.

APEC을 계기로 K푸드의 위상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 나갔다.

K뷰티 유통을 대표하는 올리브영과 대표 K뷰티 브랜드들도 APEC 덕분에 활짝 웃었다.

대한민국 ‘1호 관광단지’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는 경주보문단지도 새롭게 단장해 수백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탈바꿈했다.

무엇보다 APEC을 통해 얻은 최고의 성과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희망이다.

APEC 개최 전까지만 하더라도 불안한 부동산 대책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계속 낮아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코스피가 4천선을 돌파하고 APEC 개최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7조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불안감이 많이 해소됐다.

다만 APEC에서 증명됐듯이 세계 강대국이 이제 막연한 동맹을 떠나 각국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는 무한 경쟁 외교에 돌입한 셈이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대한민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APEC과 같은 글로벌 이벤트를 통해 국가 위상을 계속 높여나가고 한국이 세계 중심에 서는 모습을 계속 보여나가야만 생존할 수 있다.

APEC이 경기 침체라는 어둠을 걷어낼 한줄기 희망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즉시제보 : joongboo.com/jebo
▷카카오톡 : 'jbjebo'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사회부) : 031-230-2330
*네이버, 카카오, 유튜브에서도 중부일보를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