⑮123번: 화성 세영리첼~안산 탄도

중부일보는 경기도 내에서 운행하는 다양한 시내버스를 타고 관광명소, 전통시장 등 가볼만한 장소를 소개하고 있다. 각 지역의 특색을 담은 장소나 지역의 명소를 방문해 그 곳에 담겨있는 스토리를 조명 중이다. 연중기획으로 이어지는 ‘버스타고 한 바퀴’의 열다섯 번째 순서는 화성과 안산, 시흥 도심을 지나 오이도~대부도~탄도항으로 향하는 123번 버스다.

대부도 경기창작센터 인근 선감자연생태학습장. 신연경기자
대부도 경기창작센터 인근 선감자연생태학습장. 신연경기자

123번 버스는 화성시 새솔동 봉선체육공원 인근의 세영리첼 정류장에서 출발해 안산시 호수공원-안산문화예술의전당을 지나 시흥시 서울대시흥캠퍼스, 시화호조력발전소에 들렀다가 대부도, 선감도, 불도, 탄도로 향하는 노선이다.

새솔동과 선감동에서 각각 오전 4시 50분, 5시 10분 첫차를 시작으로 매일 20~40분 간격마다 이용객을 태우고 달리는 태화상운에서 운행하는 노선이다. 지하철 4호선·수인분당선 중앙역과 초지역, 안산역, 오이도역을 지나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나들이하기 편리하다.

또한, 드넓은 시화방조제를 달려 시화호조력발전소 정류장에 정차하니 복합 휴게·문화공간인 시화나래조력공원 한 바퀴 산책하고, 시화나래휴게소에서 간식과 전망을 즐기며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여유시간을 가질 수 있다.

시화호방조제를 달리는 대부황금로를 지나 세계 최대 규모의 시화호조력발전소와 방아머리해변, 우리나라 중부 도서 해안 식물을 중심으로 약 1천여 종류 30여 만그루의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는 바다향기수목원을 갈 수 있다.

123번 버스 노선 경기창작캠퍼스 정류장 인근에 위치한 선감역사박물관 내부 모습. 신연경기자
123번 버스 노선 경기창작캠퍼스 정류장 인근에 위치한 선감역사박물관 내부 모습. 신연경기자

◇선감역사 배우고 문화예술 즐기고=경기창작캠퍼스 정류장에 발을 딛으면, 노란건물 선감생활동이 한 눈에 들어온다. 지역 기반의 문화예술 공간인 선감생활동 1층에는 선감역사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선감역사박물관은 1942년 조선총독부가 태평양 전쟁의 지원병 확보를 위해 당시 경기도 부천군(현 안산시) 대부면 선감리에 설립한 아동 강제 수용소의 안타까운 역사를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40년간 선감도에 고립된 소년들은 불법 수용과 혹독한 강제노동, 심한 폭력과 열악한 생활환경 등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동학대를 당했다고 호소한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소년들이 목숨을 잃고 적합한 절차 없이 암매장을 당했다고 알려져 있다.

선감역사박물관과 일대에 선감옛길에는 다시는 아동학대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피해자들의 마음이 깃들어 있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선감학원 아이들의 생활을 담고 있는 만화와 함께 한편에는 교가가 적혀있다.

‘바닷가 자갈돌도 / 우리하고 놀고요 / 푸른 하늘 별들도 / 우리하고 놀아요’

‘아끼고 사랑하자 / 우리들의 동무들 / 정다웁게 잘 자라자 / 선감학원 형제들’
 

선감역사박물관 출입구에 들어서면 전시돼 있는 ‘선감학원 아이들’  사진. 신연경기자
선감역사박물관 출입구에 들어서면 전시돼 있는 ‘선감학원 아이들’ 사진. 신연경기자

그러나 선감학원 피해 생존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려진 ‘선감학원의 아이들’을 살펴보면, 잠잘 때 불침번을 서고 칫솔도 없이 모래로 이를 닦고, 고무신 한 켤레로 추운 겨울을 보내야 했던 당시의 시간들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선감학원의 연혁과 함께 생존피해자 박성기 작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산꼭대기에 올라 가족 생각에 눈물을 흘렸던 추석날의 ‘한가위 소원기도’, 하늘을 보며 가족을 그리워했던 마음을 표현한 ‘자유’ 등이 그 시절 한 소년의 속내를 이야기하고 있다.

박물관을 둘러본 뒤 향한 선감생활동 2층은 문화예술 활동가 입주공간을 비롯한 세미나실, 공유부엌 등 지역 문화예술 활동가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운영 중이다.

아울러 경기창작캠퍼스는 오는 23일부터 10월 18일까지 격주 토요일마다 바다 여행자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화예술 ‘축제’를 열 계획이다. 23일 물놀이 축제를 시작으로 버스킹 공연, 보물찾기 이벤트뿐 아니라 ▶나만의 목공 DIY 고양이집 만들기 ▶나만의 섬마을 기억을 노트에 기록하기 등 교육프로그램이 이뤄진다.

올해 슬로건은 ‘대지와 함께 쉬는 축제’로, 현장에는 쓰레기통이 없으며 모든 쓰레기는 직접 회수·반출하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이 공간에서 누구나 자연과 함께 쉬고, 서로의 미소를 나누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바다향기수목원 동문에 들어서면 보이는 벽천. 신연경기자
바다향기수목원 동문에 들어서면 보이는 벽천. 신연경기자

◇식물·산림휴양 공간서 쉬어가기=경기창작캠퍼스에서 3정류장을 지나면 도착하는 바다향기수목원.

2019년 5월 안산시 단원구 대부황금로 399 일원에 개원한 바다향기수목원은 속세를 떠나 선경에 살던 신선이 내려와 맑은 물로 목욕을 했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현재 이곳에는 우리나라 중부 도서 해안 식물을 중심으로 1천여 종류 30여만 그루의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면적은 총 30만평(101만㎡)이며, 수려한 서해안 경관을 전망할 수 있는 ‘상상전망돼’를 비롯한 바다너울원, 암석원, 장미원 등 특색있는 여러 주제원은 물론, 백합쉼터와 소공연장 등 다양한 휴양공간이 있다.
 

시민들이 바다향기수목원 산책로를 걷고 있다. 신연경기자
시민들이 바다향기수목원 산책로를 걷고 있다. 신연경기자

수목원 관람로는 원점회귀 왕복코스이므로 반드시 갔던 길을 이용해 출발점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후문으로 출입하면 수목진화원과 무궁화원을 관람할 수 있다. 이어 비포장 산길 관람로를 따라 길을 오르면 선유원과 상상전망돼를 구경할 수 있다.

선유원은 하천에 풀이나 모래가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만든 사방댐을 활용한 수변 산책로로,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신선이 놀았다’는 의미의 선유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바다향기수목원 무궁화원에 피어있는 무궁화. 신연경기자
바다향기수목원 무궁화원에 피어있는 무궁화. 신연경기자

상상전망돼는 말 그대로 ‘모든 상상이 전망이 되는 곳’이라는 뜻으로 길이가 70m에 달하는 예술 언덕이다. 서해안의 파도, 물고기 떼, 구름, 하늘, 태양으로 꾸며진 언덕의 바닥은 바다에서 태양까지 걸어 올라가는 느낌을 준다.

반대편인 수목원 정문에서 즐길 수 있는 주제원을 살펴보면, 바라만 봐도 더위가 한풀 가실 것 같은 벽천이 흐르고 생태연못인 바다너울원, 화려한 장미를 볼 수 있는 장미원,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무궁화를 볼 수 있다. 관람료와 주차료 모두 무료이니 어느덧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즘, 가족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신연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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