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학교’는 위기·고립상황 청년들의 자립을 돕는 비영리법인이다. 본래 진로탐색·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지만 2년 전부터 고립·은둔청년의 일상회복을 돕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진로·취업준비 프로그램에 대부분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에 이탈하는 청년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중부일보와 함께 시도하고 있는 ‘모멘텀’ 프로젝트 역시 청년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 운동과 자기계발을 지속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신체활동을 통해 움츠려 있던 몸을 서서히 움직이고, 각자가 할 수 있는 성취경험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신체활동은 러닝이나 자전거를 타며 함께 나들이를 하거나, 자기 속도에 맞게 산책하기, 홈트레이닝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하다가 중단하지 않는 게 중요하므로,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1주일에 몇 회 이상의 목표를 세우고 실시한다.
성취경험활동은 구직 지원서 꾸준히 내기, 알바 3개월 이상 지속하기 등 일과 관련된 목표, 전공 분야 연습하기·책 읽고 글쓰기·학원 수강하기 등 진로 역량 개발 관련된 목표, 집 정리하기·취미 활동 갖기 등 일상활동 만들기 목표 등 각자의 상황과 특성에 맞게 설정한다. 이 과정에서 일하는학교는 청년들의 자기탐색과 목표설정 과정을 집단프로그램과 지속적인 개별상담을 통해서 지원하고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각자의 자기계발 활동상황을 점검하고 동기를 부여한다. 그래야 효능감과 사회적 지지인식이 높아지고 자기계발 목표 달성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도 위기·고립청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는 있다. 하지만 초기 발굴과 일상회복 단계의 지원에 집중돼 있다. 이는 일시적으로 고립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지만 이후 자기 계발과 취업·자립준비로 서서히 이행할 수 있는 경로가 없으면 재고립에 빠지기 쉽다. 이는 고립·은둔청년에게 더 큰 좌절감과 패배감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자립 이행을 위해서는 고위기 청년 한 사람, 한 사람의 위기 해소와 자립 달성을 목표로 하는 사업체계의 전환이 필요하다. 청년 15명당 1명 정도의 전담 조력자를 배정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 심리치료와 직업훈련 이외에 일상적인 신체 활동이나 문화체험 등 개개인의 상황과 특성에 맞춰 성취경험을 지원할 수 있는 지원체계의 유연함도 필요하다.
중부일보와 함께 진행하는 이번 ‘모멘텀’ 프로젝트가 고립·은둔 청년들의 자립에 ‘모멘텀’이 되길 바란다.
이정현 사회적협동조합 일하는학교 이사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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