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중앙시장 내부 전경. 이성관 기자
안양중앙시장 내부 전경. 이성관 기자

전통시장이 지역 상권의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각종 세일 및 행사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꾸준히 시설물 정비에 나서며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안양역 인근에 위치한 안양중앙인정시장(안양중앙시장)은 안양에서 가장 큰 시장이자, 내년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전통시장이다. 안양중앙시장은 올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문화관광형 사업을 통해 ‘백년의 역사, 백년의 미래’를 핵심 주제로 잡고, 시장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에 나선다.

중부일보는 새로운 100년을 꿈꾸는 안양중앙시장을 방문해 시장에서 꼭 들러봐야 할 ‘핫플’(Hot Place)과 시장의 역사, 향후 계획까지 들어봤다.

삼우닭강정 앞 고객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성관 기자
삼우닭강정 앞 고객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성관 기자

◇서비스 가득 국밥집과 닭강정계의 대기업=안양중앙시장의 점포 수는 노점 포함 약 1천 개로, 다른 전통시장과 비교했을 때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인근에는 안양역을 비롯해 아파트단지와 대학교, 업무시설 등이 다수 위치해 있어 유동인구 또한 엄청나다. 일평균 고객수만해도 1만7천 명에 달할 정도다.

그만큼 안양중앙시장에서는 평일에도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소문난 맛집이 많다. 경자국밥 안양중앙시장점(경자국밥)과 삼우닭강정 등이 대표적이다.

경자국밥은 2022년에 문을 열어 3년째 운영 중인 가게다. 평일 점심에는 직장인들이 몰려 기본 2~3개팀의 웨이팅이 발생하고, 주말에는 10개팀까지도 기다린다고 할 정도로 인기 맛집이다.

경자국밥의 인기비결로는 깔끔함과 푸짐함이 꼽힌다. 실제 경자국밥은 대부분의 재료가 국내산이며, 일반적인 시장 국밥집의 이미지와 달리 깔끔한 맛과 정갈한 내부로 젊은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게다가 국밥을 시키면 맛보기용으로 순대와 수육이 제공되는데, 이게 ‘맛보기용’이라는 말과 달리 양이 굉장히 많아 함께 먹으면 굉장히 속이 든든해진다. 게다가 밥도 무제한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한참 성장기인 고등학생들이 방문해 4~5공기씩 먹고간다고 할 만큼 푸짐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만약 웨이팅 때문에 먹기 힘들다면 온라인·오프라인을 통해 밀키트를 구매해 집에서도 맛볼 수 있다.

삼우닭강정은 이름 그대로 닭강정 맛집이다. 주문 즉시 조리를 원칙으로 하고, 워낙 손님이 많기 때문에 어느 시간대든 30분~1시간 웨이팅은 기본이라고 한다. 실제 기자가 방문한 시간이 평일 오후 4시 무렵이었으나 5~6개팀이 대기하고 있었다.

삼우닭강정은 장인어른에서 사위로 2대째 이어지며 60년 넘게 영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기존에는 생닭, 통닭 등 다양한 종류를 판매했으나 2대째로 넘어오면서 닭강정에 집중하고 있다.

기성품을 쓰지 않고 직접 소스를 만들기 때문에 뒷맛이 깔끔한 것이 특징이며, 이 맛에 반해 70% 이상이 재방문할 정도로 손님들의 충성도도 높다.

추가로, 삼우닭강정 이름에는 재밌는 스토리가 숨어있다. 완전 초창기에는 ‘대우그룹’의 이름만 딴 ‘대우닭집’이었으나, 대우그룹이 파산한 이후에는 ‘삼성’까지 더해 ‘삼우닭집’이 됐다. 이후 삼우라는 이름을 사위가 이어받으며 닭강정계의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외에도 안양중앙시장에는 삼덕바베큐, 아빠누룽지엄마김밥 등 인기 맛집이 위치해 있는 만큼 안양중앙시장으로 식도락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추천한다.
 

경자국밥 안양중앙시장 직영점. 이성관 기자
경자국밥 안양중앙시장 직영점. 이성관 기자

◇100년의 역사 속 먹거리·즐길거리 한가득=안양중앙시장은 1926년 안양1동에 5, 10일 정기시장으로 개설됐다. 이후 우시장 등과 함께 운영됐으나 1961년 물난리가 나며 안양4동으로 자리를 옮겨 지금의 모습이 됐다.

현재 안양중앙시장 내 영업점포로 등록된 곳은 대략 400여 곳이며, 노점 또한 많기 때문에 상인회 뿐만 아니라, 영세상인(노점)연합회, 번영회 등 3개 모임이 ‘발전협의회’를 발족해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안양중앙시장은 총 11개 골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골목마다 판매품목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중앙로의 떡볶이골목과 김밥골목, 순대곱창골목, 한복골목 등이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김밥골목에 전통음식을 파는 가게가 생겨나거나, 한복골목에 일반 옷가게가 들어서는 등 소소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안양중앙시장의 특화골목은 고객들에게 있어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노점이 굉장히 많고, 활성화돼있다는 점이다. 노점은 여느 시장에서도 볼 수 있지만 안양중앙시장의 노점들이 특별한 이유는 채소나 과일 등을 판매하는 곳이 많아 온라인 최저가보다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붕어빵, 호떡, 타코야키(일본 문어빵), 옥수수 등을 판매하거나, 포장마차처럼 술 한잔 할 수 있는 먹거리 노점도 많기 때문에 평일 낮에도 손님이 붐비며, 특히 주말에는 중앙통로가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한다.

정종국 안양중앙시장 상인회장은 "노점에 먹거리가 많고, 저렴하게 물건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손님들을 끌어모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렇게 시장을 방문한 손님들이 각종 특화거리를 둘러보면서 시장에 정착하게 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정종국 안양중앙시장 상인회장이 경관조성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성관 기자
정종국 안양중앙시장 상인회장이 경관조성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성관 기자

◇소진공과 함께 안양 상권의 ‘정중앙’을 노린다=안양중앙시장은 내년 100주년을 맞아 올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소진공의 문화관광형 사업을 통해 오는 6월부터 ‘삼삼(3·3)세일’을 진행한다.

삼삼세일은 시장 인근 대단지 아파트를 비롯해 지역 내 신규 고객을 창출하기 위한 세일 행사로, 매월 셋째 주 수~금요일 3일간 진행된다.

당초 ‘중앙시장’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매월의 중앙인 15일마다 세일 행사를 진행하고자 했으나 한 달에 하루만 세일을 진행하는 것은 파급효과가 약하다는 상인들의 의견에 따라 매출이 떨어지는 수~금요일에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또한 안양중앙시장은 지난해 성공적으로 진행됐던 ‘달빛야시장’을 올해도 진행한다. 야시장은 8~10월 마지막 주 금~토요일마다 진행된다. 특히 9월 마지막 주에는 시장 인근 삼덕공원에서 열리는 춤축제와 연계해 많은 시민들을 야시장으로 유입시킬 계획이다.

이 외에도 정 상인회장은 시설물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그 일환으로 먼저 ‘경관조명사업’을 통해 조명을 설치하고 전광판도 놓는 방식으로 시장의 외관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시장 이용객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기존보다 넓은 주차장 확보에 힘쓰고 화장실도 추가로 늘릴 예정이다.

정 상인회장은 "여전히 많은 분들이 안양중앙시장을 찾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깨끗한 시장, 질서 있는 시장, 명품 시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고객분들에게 부족한 점이 있다면 바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지나온 100년만큼 나아갈 100년 동안 더욱 사랑받는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성관기자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즉시제보 : joongboo.com/jebo
▷카카오톡 : 'jbjebo'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사회부) : 031-230-2330
*네이버, 카카오, 유튜브에서도 중부일보를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