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새로운 전인교육 프로젝트인 ‘아이플라토(I-PLATO)’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아이플라토는 인천의 I, 어린아이의 ‘아이(I)’, 국제적 감각을 뜻하는 인터내셔널의 I에 ‘사유하다’는 의미의 철학자 플라톤의 이름 plato를 더한 말로, 인천교육이 역점을 두는 ‘읽걷쓰’를 기반으로 아이들이 ‘생각하며 행동하기’를 배우는 교육을 지향한다.

지금 우리의 학생들은 관계의 부담, 진로에 대한 불안, 멈추지 않는 속도의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를 잃기 쉽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가속된 디지털 환경은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동시에 고립감과 감정적 혼란을 키웠다. 인천교육은 이러한 현실 변화 속에서 아이들이 다시 자신을 중심에 둘 수 있게 돕기 위해 ‘단절’, ‘성찰’, ‘회복’이라는 교육적 의미를 담아 아이플라토를 기획했다.

아이플라토의 대표 프로그램은 ‘걷기’다. 학생 한 명이 한 명의 동행자와 1대 1로 2박 3일 동안 강화도 25km 길을 함께 걷는 과정에서 단절과 성찰, 회복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걸음의 첫 단계는 단절이다. 학교와 스마트폰,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 잠시 떨어져 나오는 시간은 마음속 빈자리를 만들어 주고, 그 빈자리에서 새로운 생각이 움튼다. 이어지는 성찰의 단계에서 아이는 동행자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고민과 마음을 꺼내놓는다. 불안했던 진로, 복잡했던 관계, 설명하기 어려웠던 감정들이 걸음의 리듬을 타며 차츰 정리된다. 동행자는 대답을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도록 속도를 맞춰 준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며 아이는 어느 순간 ‘회복’이라는 마지막 단계에 들어선다.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차분해지며, 스스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생의 이야기는 아이플라토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그 학생은 3일 동안 걷는 내내 복잡했던 친구 관계와 불안했던 진로를 떠올렸다고 한다. “내일은 다를 수 있겠다는 설렘”과 “다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사이를 오가며, 걷는 과정에서 “동행은 마음의 박자 수를 맞춰 가는 것”이라고 깨달았다고 했다. 이 한 문장은 아이플라토가 지향하는 교육의 핵심이자 인천교육이 추구해 온 읽걷쓰 교육을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교육은 마음 박자에 속도를 맞추는 일이며, 누가 앞서거나 뒤서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넘어지지 않도록 곁에서 함께 걸어주며 길을 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인천교육이 아이플라토를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급격한 기술 발전과 AI 주도 시대로의 전환 속에서, 아이들은 오히려 더 깊은 내면의 힘을 필요로 한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다운 성찰, 관계의 회복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읽걷쓰’는 이러한 나다움과 인간다움을 키우는 가장 본질적인 교육이다.

최근 위기 학생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초기 평가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다. 인천시교육청은 프로그램을 더 다듬어 모든 학생과 학부모, 더 나아가 시민까지도 참여할 수 있도록 확장할 계획이다. 이는 학생 개인의 회복을 넘어 지역 공동체 전체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인천형 교육 모델이 될 것이다.

2박 3일간 걷는 고독한 자유의 시간은 마음의 문을 여는 과정이며 자신을 다시 만나는 여정이다. 인천시교육청은 교육에는 아이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변화에는 ‘아이플라토’, 즉 생각하며 행동하는 법을 배우는 읽걷쓰 철학 기반의 전인교육이 함께 한다. 아이플라토를 통해 학생들이 서로 마음의 박자 수를 맞춰가며 저마다의 문턱을 넘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인천교육은 앞으로도 학생들의 곁을 성실히 걸어갈 것이다. 여기에 더해 우리는 학생들의 작은 변화 하나하나가 결국 인천교육의 미래를 밝히는 빛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을 것이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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