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방문객 수천명 달하는데
주차현황엔 '97대 여유' 잘못 표시
진입했던 시민들 곡예운전에 진땀
시에 고장 문의하자 "몰랐다" 답변
관리는 용인도시공 몫 책임전가도

28일 오전 10시께 용인시청 하늘광장 지상주차장이 97대의 주차공간 여유라는 주차현황안내판의 안내와 달리 이미 만차 속에 이중, 삼중 주차로 혼잡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사진=최영재기자
28일 오전 10시께 용인시청 하늘광장 지상주차장이 97대의 주차공간 여유라는 주차현황안내판의 안내와 달리 이미 만차 속에 이중, 삼중 주차로 혼잡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사진=최영재기자

용인시청 주차현황안내판이 고장난 채 방치되고 있어 시를 방문하는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더욱이 시는 언제부터 고장난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지조차 깜깜인데다 문제 해결은커녕 책임을 미루기에만 급급해 이상일 시장 취임 이후 모처럼만에 조성된 ‘신뢰행정’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빈축마저 자초하고 있다.

용인시에 따르면 시 공직자 등을 제외하고도 시청을 찾는 인원은 하루에도 수천 명에 달한다. 또 시의회와 처인구보건소, 용인시청소년수련관, 용인문화원과 처인구노인복지관 등이 시청사와 주차장을 공유하는 데다 행사라도 있을 때는 방문인원이 더 늘어 사실상 주차장이 마비 상태가 된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차량으로 방문하는 시민과 민원인들이 시청 입구에서부터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이 바로 주차장 입구의 고장난 주차현황안내판이다. 지상주차장과 지하, 보건소 주차장 등의 주차현황을 담아 차량 방문객에게 안내하고 차량 진입 통제 등을 위해 설치한 안내판이 언제부터 고장난 것인지조차 모른 채 방치되면서 시민 편의는 고사하고, 차량 방문객을 골탕 먹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게다가 시는 이같은 시민 불편과 민원을 해소하기는커녕 시청사 주차장 등과 관련한 업무는 용인도시공사의 몫이라며 책임 미루기에만 급급해 시청을 찾는 시민과 민원인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28일 오전 10시께 한 방문객 차량이 97대 주차공간 여유가 표시된 주차현황안내판 옆으로 용인시청 하늘광장 지상주차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최영재기자
28일 오전 10시께 한 방문객 차량이 97대 주차공간 여유가 표시된 주차현황안내판 옆으로 용인시청 하늘광장 지상주차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최영재기자

28일 중부일보 취재결과 실제로 시청을 찾는 시민과 민원인들이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고장난 주차현황안내판의 잘못된 안내로 주차전쟁을 치르다 속절없이 차를 돌리며 분통을 터뜨리는 일이 허다하게 반복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시청사 주차현황안내판은 꼬리를 무는 차량의 진출입에도, 1층 하늘광장 주차장의 주차가능면수인 97대가 고정적으로 표시돼 여유 주차공간을 믿고 주차장에 진입한 방문객들이 자리를 찾지 못한 채 이중, 삼중 주차된 차량 사이를 곡예운전하다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주차장 밖으로 빠져 나오기를 반복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다.

민원 상담을 위해 3일째 시청을 찾았다는 한 시민은 "수원시청이나 성남시청도 주차난은 비슷하지만, 어제도 오늘도 변함없이 97대 여유를 알리는 고장난 주차안내판 때문에 주차장으로 진입했다가 돌아나가는 헛걸음은 용인시가 유일한 것 같다"며 "등잔 밑이 어둡다고, 용인도시공사가 관리한다는 핑계보다 책임 있는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방문객도 "주차장 입구에선 97대의 여유라는 희망을 줬다가 진입 즉시 속았다는 생각에 어이가 없다"며 "수리비용이 얼마나 비싼지 모르겠지만, 고장난지도 모른 채 방치되고 있는 현실이 한 해 3조 원이 넘는 예산규모를 가진 용인시 ‘신뢰행정’의 현 주소이자 민낯 아니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주차현황안내판이 고장인 줄은 전혀 몰랐다"며 "주차장과 부속물의 관리는 용인도시공사가 한다"고 말했다.

최영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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