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여성들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죠.”

한국여성스포츠회를 이끄는 임신자 회장의 각오다.

경희대 태권도학과장인 그는 지난 3일 한국여성스포츠회 11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2020년 12월까지다.

여성스포츠회는 은퇴한 여성 체육인들이 결성한 모임으로 1981년 스포츠여성회로 출범한 뒤 1990년 사단법인이 됐다. 여성 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해 각종 대회를 개최하고, 후배 선수들의 진학 및 진로 선택을 뒷받침하는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1979년 세계선수권 등에서 금메달을 딴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의 임 회장은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단체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우리나라 여성 스포츠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게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먼저 전국여성체육대회 활성화에 두 팔을 걷어붙이겠다고 강조했다.

생활체육 저변 확대를 위해 도입된 이 대회는 수천 명의 국내 여성 동호인들이 10여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는 여성스포츠회 대표 사업이다. 임 회장은 “종목을 다양화해 더 많은 여성들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전국어머니배드민턴 등 종목별 대회 내실화에도 공을 들이겠다고 덧붙였다.

‘1인 1종목 즐기기’를 중요시하는 임 회장은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스포츠 체험 행사 개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상대적으로 체육 활동이 적은 여학생들에게 다양한 종목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아직 구상 단계지만 체험 박람회 성격의 행사가 될 것 같다”면서 “이전보다 나아졌는데도 여전히 스포츠를 즐기는 여학생이 부족하고, 운동을 하더라도 다이어트나 몸매 관리에 도움이 되는 종목으로 쏠리는 경향이 짙다. 체험 행사가 이런 문제를 해소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엘리트 체육인들이 은퇴 후에도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건 또 다른 과제다.

임 회장은 장기 계획으로 여성 체육인을 위한 스포츠 시설을 마련하는 게 하나의 목표라고 했다.

그는 “한국이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 하는 데 여성 체육인들이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후배들이 능력을 쏟을 만한 공간이 부족한 게 현실이고, 결혼·출산에 따른 경력 단절로 힘들어 하는 후배들도 많다. 스포츠 선진국처럼 여러 종목에서 활약한 여성 체육인들이 한 데 모여 꿈나무들을 지도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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