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 아라마리나에서 경기도요트학교 교육생들이 딩기 요트로 해상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세일링연맹
“처음에는 10분 타는 것도 버거웠는데 지금은 2~3시간도 거뜬히 물 위에서 보냅니다.”

광고 대행업체에 다니는 김형진(45·고양시) 씨는 1년 전 경기도요트학교에서 무동력 소형 요트 딩기를 처음 접했다. 초급반을 거쳐 중급·마스터반까지 정규 교육과정을 모두 마쳤고, 요즘은 주말마다 자유롭게 요트를 즐긴다. 가족들도 김 씨의 권유로 요트를 배웠다고 한다. 김 씨는 “아내와 같이 할 수 있는 해양스포츠를 찾다 요트를 시작하게 됐다”며 “운동과 거리가 멀었는데 근력과 체력이 필요한 요트를 타면서 몸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2009년 첫발을 뗀 경기도요트학교가 국내 대표 요트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요트학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모두 2만2천885명이 교육을 받았고, 이 가운데 1천954명의 교육생이 실력을 쌓은 뒤 각종 동호인 대회에 출전했다. 일회성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원은 1만4천81명에 이른다.

최명규 요트학교 운영팀장은 “국내에서 이 정도로 요트 교육이 활성화한 곳은 드물다”며 “알찬 프로그램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각지에서 꾸준히 많은 사람이 발걸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요트학교 <사진=경기도세일링연맹>

김포 아라마리나 아라마리센터에 자리 잡은 요트학교는 매해 3~12월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초급-중급-마스터로 이어지는 딩기 정규 교육과정이 대표적이다. 처음 요트를 접하는 초보자들은 초급반에서 2일간 기본기를 배우게 된다. 교육은 크게 이론수업과 육상훈련, 실전연습으로 나뉜다. 최 팀장을 비롯한 경기도세일링연맹 전문 강사진이 직접 만든 교재로 1시간 30분 동안 이론수업을 한다. 이어 육상에서 범장·해장과 택킹(Tacking)으로 불리는 방향전환법 등을 시뮬레이션으로 익힌 뒤 물에 나간다.

초급반을 거친 이들 중 20~30%가 4일간 진행하는 중급반에 등록해 심화 교육 받는다고 한다. 중급반에서는 좀 더 깊이 있는 이론과 다양한 세일링 기술을 배운다. 마지막 날에는 모의 레이스를 펼치며 실력을 겨루기도 한다. 최 팀장은 “중급 과정을 소화하면 기본 세일링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밖에 개인별 맞춤식 교육이 이뤄지는 1개월 마스터 과정은 요트학교의 자랑거리다. 이 과정을 마친 이들 중 일부는 동호인 활동을 하면서 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요트를 즐긴다. 킬보트세일링반과 장거리항해반도 호평을 받고 있다.

초창기에는 요트 5척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50척이 넘을 정도로 교육 여건이 좋아졌다. 강사진은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탄탄한 커리큘럼을 완성했다.

교육생 연령대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60대까지 다양하며, 여름 방학에는 가족단위로도 많이 찾는다.

현역 경기도 요트 선수 30명 가운데 5명은 이 곳에서 어릴 때 요트를 접했다고 한다.

초·중급 과정을 소화한 뒤 최근 1박 2일 장거리 항해를 마친 박정승(38·서울 영등포) 씨는 “가족들과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가는 게 꿈이다. 수영을 배우는 초등학생 자녀에게도 조만간 요트 수업을 권할 계획”이라며 웃어보였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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