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남준아트센터 국제협력전 '다툼소리아'
12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열린 국제협력전 '다툼소리아'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2018.7.12.연합

백남준아트센터에서 한국과 중국, 독일 세 개 국가의 미디어 아트센터 협력전시인 '다툼소리아'와 '현재의 가장자리'가 12일 동시에 개막했다.

 '다툼소리아'는 중국과 독일을 거친 뒤 열리는 마지막 순회 전시이며, '현재의 가장자리'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선을 보이는 프로젝트이다.

 서진석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이날 전시 개막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환경이 만들어내는 가상세계도 '현실'이라고 볼 수 있다"라며 "두 전시를 통해기성세대와 신진세대 작가들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를 뜻하는 데이텀(Datum)과 감각을 뜻하는 센소리아(Sensoria)가 합쳐진 단어인 '다툼소리아' 전시에는 백남준(한국)과 류 샤오동(중국), 카스텐 니콜라이(독일)가 참여해 모두 6개 작품을 출품했다.

 백남준아트센터에 따르면 이 전시는 디지털 혁명이 가져다준 새로움을 조명하기보다 지속해서 변하는 인간의 지각 방식에 주목하길 제안한다.

 백남준이 1993년 TV 모니터와 자전거 바퀴, 네온관을 활용해 만든 '징키스칸의 복권'은 거리와 공간의 개념이 없어지고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가 즉각 전송되는 새 미래가 올 것을 예견한다.

 소형 비디오 모니터 여러 대를 천장에 설치한 1989년 작품 '비디오 샹들리에 No.1'은 관람객들에게 정보가 쏟아지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사실주의 회화작가로 널리 알려진 류 샤오동은 기술자들과 협력해 전시장에 흰색 대형 캔버스 두 개를 설치했다.

 용인에 있는 백남준아트센터와 전남도청이 보이는 광주광역시의 한 건물에 각각카메라를 설치한 뒤 실시간으로 풍경을 촬영하고 있다. 데이터는 백남준아트센터 전시장으로 전송된다.

 붓을 든 자동화 기계는 렌즈에 담긴 시내 이미지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중첩해 전시 동안 그려낸다.

 광주를 선택한 이유가 '민주화 운동' 때문이라는 류 샤오동 작가는 "그림을 그릴 때나 역사를 바라볼 때 감정을 배제한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라며 "나 자신보다는 기계가 더 객관적일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카스텐 니콜라이는 초기 컴퓨터 시대의 천공 카드를 암시하는 이미지를 프로젝션에 구현하고 동시에 기계적인 사운드를 내는 2015년 작품 '유니테이프'를 내놨다.

 관람객들이 소리와 빛의 주파수 같은 과학적 현상을 눈과 귀로 '분리'해 인식하게 하려는 시도라고 백남준아트센터는 설명했다.

 '현재의 가장자리' 전시는 신진 미디어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 전시이다.

 30여명에 달하는 후보 가운데 심사를 거쳐 한국의 김희천, 중국의 양지안, 독일작가 베레나 프리드리히 등 3명이 최종 선정됐다.

 김희천은 2015년에 제작한 싱글채널 HD 비디오 작품 '바벨'과 '랠리', 'Soulseek/Pegging/Air-twerking' 등 3개 작품을 출품했다.

 양지안은 화분과 가전제품, 생활용품에 센서를 부착하고서 이를 건드리면 소리를 내는 '센서의 숲'을 조성해 일상에 침투한 미디어의 존재를 부각했다.

 베레나 프리드리히는 특수제작한 상자 안에 한 시간 이상 비눗방울이 공중에 떠있도록 하는 '지속되는 현재'를 선보인다.

 작가는 기계에 의존하고 있는 불안정한 삶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두 전시는 9월 16일까지 진행된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중국 상하이 크로노스 아트센터(CAC)와 독일 칼스루에 예술과미디어센터(ZKM)과 2016년부터 전시를 공동으로 기획, 개최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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