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레미콘운송업자 등 "법정 근로시간 보장 못 받아"...수원 삼성 본사 앞 대규모 집회...삼성물산 "이번에 협상하겠다"

▲ 28일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가 수원 삼성전자 정문 앞에서 8·5제 시행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신경민기자

삼성전자가 평택공장을 증축하는 과정에서 공사장 인부들에게 24시간 근무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28일 삼성전자와 레미콘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2016년 평택 반도체 1공장 신축공사에 이어 올해 초부터는 평택 반도체 2공장 공사(평택 EUV신축공사)를 진행했다.

이 공사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을 만들기 위한 취지로, 제1공장은 지난 2017년 7월부터 운영 중이다.

2공장은 반도체 생산 라인으로, 현재 공기율은 5%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2공장의 공기율을 앞당기겠다는 이유로 1공장 착공인 2016년부터 레미콘 운송자들에게 24시간 근무 등 부당한 업무지시를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전자가 목표로 하는 평택 반도체 2공장 가동 시점을 2020년까지 맞추기 위해 부당업무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한 레미콘 운송업자는 “현행 노동법상 1주 최대 근무시간이 68시간으로 정해져 있다”며 “하지만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인 레미콘운송업자들은 이를 보장받을 수 없어 고용주가 과도한 업무지시를 할 경우에도 부당 노동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당업무를 지시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운송업자들은 유진, 선일 등에 12개 업체에서 근무 중이다.

한 노무사는 “노동법상 근무시간을 적용받지 않는 특수고용노동자가 일반 근로자처럼 갑과 을로 이뤄져 업무지시를 받는 경우 이 같은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수원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100여 명의 전국 연합회장이 참여한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현장에 참석한 이용준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 남부지회장은 “다른 공사 현장은 레미콘 작업을 하루 만에 끝낼 수 없으면 이틀로 나누는 등 조치를 한다”며 “삼성물산 공사장에서는 30시간까지 근무를 연장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물산은 우리의 요구에 대한 협상을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다”며 “공기율을 앞당기고 싶다는 현장 상황도 관계자들과 대화를 통해 협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여태 협상테이블을 마련한 적이 없는 것은 맞는데 이번 집회를 통해 협상테이블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경민기자/tra@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