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에서 사업가로 전환한 저는 1절에서 2절로 이어지는 여전히 같은 사람입니다.”

15년 넘게 승마선수로서 말과 함께 했던 남정홍(34)씨가 공구를 곁에 둔 블라인드 업체 대표의 삶을 살고 있는 소회를 밝혔다.

블라인드 제작부터 시공까지 고객 맞춤형 업체인 위너 블라인드는 젊은 감각의 블라인드 전문업체다.

남 대표는 “15년 간 블라인드를 전문으로 파고 든 친구의 권유로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며 “15년의 선수생활 동안 친구 역시 한 길을 고수했다는 점이 인생 2막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결심을 서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학교 때 취미로 접한 승마의 매력에 빠져 고등학교 때 본격적인 엘리트 체육 코스를 밟으며 엘리트선수부터 지난해까지 승마선수로 활동했다.

대기업의 후원을 받으며 선수이자 수석교관으로서 탄탄한 길을 걷고 있었던 그가 승마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했던 만큼 나빠진 대중들의 인식에 직업면에서 변화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선수생활을 하며 찾은 안정성을 포기할 만큼의 결심이 서지 않아 1년 여의 고민 끝에 친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된 블라인드 사업이 그에게 남다른 감동을 주고 있다.

남 대표는 “지도자의 길을 가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여러 사건들로 인해 사회적 인식이 안좋아지며 승마가 대중화되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더 늦기전에 전문적인 일을 배워보자는 각오로 권유를 받아 들였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국내 블라인드 시장이 아직까지 크기나 디자인 등에서 다양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원단의 질이나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해외시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위너 블라인드는 설치만이 아닌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하나의 인테리어로써 자리잡을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특히 틀에 박힌 단순한 설치업체가 아닌 풍량과 일조량 등에 따라 센서를 기반으로 하는 전동 블라인드를 연구하고, 가구와 맞는 디자인을 추천하는 등 기존 블라인드 시장 속 색다른 업체로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남 대표는 “말은 어릴 때부터 키우고 관리해 경기에 나가 성취감을 느끼기 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사업을 하며 고객과의 응대를 통한 빠른 피드백으로 얻는 성취감이 너무 행복하다”며 “바로바로 오는 피드백으로 피로감이 있긴 하지만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이 성취감을 더 높인다”고 밝혔다.

그는 남보다 늦게 블라인드 시장에 뛰어든 만큼 현장에서 만나는 전문가들을 쫓아 제작하는 과정이나 설치과정을 참관하며 열정적으로 현장공부에 매달리고 있다.

아직은 소수인원으로 사업을 꾸리며 공장과의 협업을 통해 제품을 제작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공장 자체를 운영해 자신만의 졔품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남 대표는 “말은 짧은 시간 내에 교감을 이룰 수 없는 동물이기 때문에 조급하지 않고 여유로운 성격을 갖게 됐다”며 “선수로서 얻은 장점을 극대화시켜 사업 역시 조급함에 지지 않고 꾸준히 소신을 이어 나가 1절이 끝나고 2절이 이어지는 노래처럼 여전히 같은 사람으로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유정희기자/ryuj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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