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중심의 외교시계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4월 말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의 사전 정비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남북정상회담을 조율하기 위한 고위급 회담이 얼마 남지 않았고, 북미정상회담 이전에 미국과 일본, 중국의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시기적으로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미정상회담 사이 약 한 달간이 적기다. 아베총리가 문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일본 방문을 공식 요청하는 등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남북 간의 문제보다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가교 역할의 성격이 강하고 문 대통령이 중재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주요 국가들의 협조도 중요한 시점이다.

임종석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가 꾸려지면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우리 측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의 평양공연에 따른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때 북측 예술단이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을 펼쳐 마음의 거리를 좁히고 남북 간 화해 무드에 크게 기여한 만큼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도 그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일부는 작곡가 윤상 씨를 예술단 방북 남북실무접촉 수석대표로 내정했다. 대중문화계 인사가 남북접촉의 수석대표로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이례적인 일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평양공연이 대중음악 중심이고, 빠른 시간 내에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대중음악 공연의 전문가인 윤 씨를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북측 수석대표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으로 평양공연을 지원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현 단장이 평창올림픽 당시 사전점검단과 예술단을 이끌고 공연했고, 남북 모두 그 분야의 전문가들로서 실무적인 면에서 소통이 잘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대표단은 서로 조율을 거쳐 20일 실무접촉을 하며 여기에서 공연일자와 내용, 방북 경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북측이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 공연을 했던 것처럼 우리 측에서 도 같은 형식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공연을 위한 실무접촉과 장관급 고위급회담 등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의 세부적인 사항도 조율될 것이다. 그 누구도 한반도 비핵화가 이토록 급진전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모두의 불가능 시선 속에서도 문 대통령이 운전대를 쥐고 확실한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기적처럼 이루어진 상황 전개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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