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진로와 학업향상 모두 잡고 있는 '욕심 많은' 분당고는 학생들이 스스로 교육활동을 기록하는 PDS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자율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분당고등학교
‘균형과 조화’. 분당고는 학생 진로와 학업 어느 하나 놓치지 않는다. 학생진로 개척과 함께 학업향상이 조화를 이루며 ‘다시 세우는 명문고’를 이뤄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분당고 유명세의 원동력은 학생 개별화에 초점을 맞춘 교육시스템이다. 분당고는 학생 스스로 교육과정을 기록하는 웹 시스템을 자체 구축해 선진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학생이 스스로 인생 밭을 일구고 학교는 도구만 제공한다. ‘학생 맞춤형 학교’, 분당고를 찾았다.



▶나를 기록하다, ‘PDS 시스템’

기록은 힘이다. 분당고는 학생이 스스로 모든 교육활동을 기록하는 PDS시스템을 직접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PDS(Pathways-map Design System) 시스템은 학생들이 교육·창의·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배우고 느낀점을 기록하고, 이를 교사와 학부모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자율로 이뤄지다 보니 학생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다. 교사는 이를 토대로 학생 역량을 파악하고 개별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다. 하루 일과처럼 기록하는 활동이 3년동안 지속되니 3년 뒤에는 살아있는 학교생활기록부가 완성된다.

최근 학생부종합전형 등 학생 다양성을 중요시하는 입시제도가 떠오르며 PDS 시스템은 학생진로 설정과 함께 대학 입시라는 두 가지 목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누구와, 어디로든’ 떠나는 수학여행

분당고는 수학여행도 학생 개별화에 맞춰져 있다. 수학여행이라 하면 보통 학년별로 유적지 등을 가곤 한다. 하지만 분당고 학생은 탐구하고 싶은 주제를 선정하고 마음 맞는 친구들과 떠난다. 친구가 아닌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도 가능하다. 형식적인 활동보다 학생이 직접 기획하고 경험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게 학생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처음엔 학부모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학생 안전 등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유로운’ 수학여행이 실시된 지 불과 1년, 이제는 학부모가 더 선호한다. 자녀와 함께 교감하며 관계개선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수학여행을 다녀온 후 보고서를 제출하고 PDS 시스템에 기록하며 자신의 성장과 함께 추억을 만든다.



▶함께 뛰는 교사

‘시우지화(時雨之化), 줄탁동시(?啄同時)’. 때 맞춰 내리는 비가 초목을 키우고, 부화를 위해 병아리와 어미닭이 함께 알을 두드린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분당고 교육철학을 나타내기도 한다. 학생 개별화 성공 뒤에는 교사의 숨은 노력이 있다. 교사들은 학생 교육은 적기가 있으며, 교사와 학생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 교사들은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즉시 TF팀을 구성해 해결에 나선다. 해당 문제에 관심이 있고 관련 역량이 있는 교사가 모여 문제에 적극 나선다.

또 교사들은 끊임없이 공부한다. 4차산업혁명, AI 등 미래 이슈가 화두가 되고 있지만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직접 스터디를 꾸린다. 지난해에는 학교 전체가 하루 수업을 하지 않고 미래 사회에 대한 토론, 특강 등을 이어나가며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정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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