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미국)가 악명 높은 ‘베어트랩’에 발목이 잡혀 톱10 입상을 아깝게 놓쳤다.

우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내셔널 챔피언코스(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에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를 묶어 이븐파 70타를 쳤다.

4라운드 합계 이븐파 280타로 대회를 마친 우즈는 공동8위 그룹에 2타가 모자란12위에 올랐다.

한때 8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린 우즈는 까다로운 홀 3개가 잇따라 배치된 이른바 ‘베어트랩’(15∼17번홀)에서 잃은 3타가 뼈아팠다.

1번홀(파4) 먼 거리 버디를 성공시켜 공동 10위로 도약한 우즈는 8번홀(파4)에서 이날 3번째 버디를 잡아내자 공동 8위까지 상승했다.

9번홀(파4)에서 티샷 실수에 이어 그린을 놓친 바람에 1타를 잃었지만, 여전히 10위 이내에 버티던 우즈는 14번홀(파4)에서 3m 버디를 잡아내 톱10 입상에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앞서 사흘 동안 발목을 잡았던 ‘베어트랩’을 이날도 피해가지 못했다.

‘베어트랩’ 첫 번째 홀인 15번홀(파3)에서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볼을 물에 빠트렸다. 너무 공격적인 페이드샷을 구사한 게 독이 됐다.

순식간에 2타를 잃은 우즈는 16번홀(파4)에서는 8m 거리 버디 퍼트를 2m나 지나가게 치는 실수 끝에 3퍼트 보기를 적어냈다.

15번홀 더블보기보다 16번홀 3퍼트가 더 치명적이었다.

17번홀(파3)에서는 4m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우즈는 나흘 동안 ‘베어트랩’에서만 8타를 잃었다. 나머지 15개 홀에서 줄여놓은 8타를 ‘베어트랩’에서 모두 까먹은 셈이다.

우즈는 18번홀(파5)에서도 7m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더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톱10 입상은 놓쳤지만 우즈는 복귀해서 불과 세 번째 대회에서 상위권에 올라 우승을 다툴 경쟁력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고질적인 티샷 불안이 거의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나 아이언 티샷이 많았지만 다음 샷을 칠 수 없을 만큼 터무니없는 티샷은 없었다.

앞서 두 차례 대회에서 30%에 그쳤던 페어웨이 안착률은 58.9%로 크게 나아졌다.

들쭉날쭉했던 아이언샷 거리감도 안정을 찾았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그린 적중률이 66.7%로 10위에 올랐다. 실전 감각을 거의 다 회복했다는 뜻이다.

그린 주변 쇼트게임과 그린 플레이도 수준급이었다.

특히 우즈는 42살의 나이와 네 차례 허리 수술을 받고 1년 동안 쉬었던 선수라곤 믿기지 않는 힘과 체력을 과시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평균 319야드의 장타를 펑펑 날렸다. 스윙 스피드는 정상급 선수와 다르지 않았다.

2주 연속 출전에도 끄떡없었다. 지난 1월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 때 통증 없이 4라운드를 치른 게 가장 좋았다던 그였다.

오는 4월 마스터스에서 화려한 부활을 선언하겠다는 시나리오가 착착 맞아들어가는 형국이다.

우즈는 “후반(베어트랩)에 좀 부진했어도 전반적으로 이번 대회에서 샷이 좋았다. 내 샷은 크게 향상됐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가운데 샷을 잘 통제했다. 그게 기쁘다”고 말했다.

우즈의 경기를 지켜본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우즈가 멋진 스윙을 되찾았다”고칭찬했다.

안병훈(27)은 최종 합계 4언더파 276타로 공동 5위에 올라 이번 시즌 최고 성적을 거뒀다.

작년 AT&T 바이런넬슨 공동5위 이후 10개월가량 PGA투어에서 톱10 입상이 없었던 안병훈은 새로운 도약의 신호탄을 쏘았다.

안병훈은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타를 줄였다. 5언더파 65타는 이날 데일리베스트 샷이다.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연장전에서 루크 리스트(미국)를 제치고 CJ컵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2언더파 68타를 친 토머스는 1타를 줄인 리스트와 최종 합계 8언더파 272타로 공동 1위로 4라운드를 마쳤다.

18번홀(파5)에서 벌어진 연장전에서 토머스는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뒤 가볍게 버디를 뽑아내 파에 그친 리스트를 따돌렸다.

토머스는 2년 연속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에 든든한 발판을 마련했고 세계랭킹1위를 넘보게 됐다.

리스트는 연장전에서 티샷 실수로 생애 첫 우승 기회를 놓쳤다.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에서 연장 끝에 준우승했던 알렉스 노렌(스웨덴)이 7언더파 273타로 3위를 차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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