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EPA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 고지를 점령,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쓴 정현(58위·삼성증권 후원)이 내친김에 4강 진출까지 넘보고 있다.

호주오픈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6강전서 자신의 롤모델인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1,3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끝에 3―0 완승을 거둔 정현은 24일 오전 11시(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파크의 센터 코트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과 8강전을 치른다.

정현과 샌드그렌의 대결은 이번대회 8강 진출자 가운데 랭킹이 가장 낮은 선수끼리의 대결이다.

그만큼 정현과 샌드그렌이 돌풍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현은 3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를 3-2로 물리쳤고, 4회전에서는 전 세계 랭킹 1위 조코비치까지 제압했다.

이에 맞서는 샌드그렌도 2회전에서 스탄 바브링카(8위·스위스)를 3-0으로 돌려세웠고 22일에는 도미니크 팀(5위·오스트리아)을 3-2로 꺾었다.

샌드그렌 역시 랭킹은 97위지만 10위 이내 선수를 두 차례나 꺾으며 2회전에서 바브링카를 잡은 것이‘재수’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하지만 정현은 현재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고, 지난 9일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ASB클래식에서 샌드그렌을 한 차례 만나 2-1(6-3 5-7 6-3)로 승리했다.

샌드그렌은 지난 시즌까지 투어 대회보다 한 단계 낮은 챌린저 대회를 주 무대로 삼을 정도로 무명에 가까운 선수다.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에서 승리를 따낸 것도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정현보다 5살 많은 샌드그렌은 키는 188㎝로 정현과 같지만 이번 대회 매 경기 서브 에이스를 10개 이상 터트리며 상대를 공략하고 있다.

팀과 16강전에서는 서브 에이스 20개를 기록했다.

반면 정현은 조코비치를 상대로 서브 에이스 1개를 기록했고 8강까지 오르면서 서브 에이스 10개를 넘긴 경기는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샌드그렌이 ‘광속 서버’로 불릴 만큼 서브가 특출난 선수는 아닌 데다 정현은 최근 투어에서 손꼽히는 ‘서버’인 존 이스너(16위·미국), 다닐 메드베데프(53위·러시아), 즈베레프 등을 모두 꺾으며 서브가 강한 선수를 요리하는 법을 터득했다.

정현이 샌드그렌을 제압하면 4강에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토마시 베르디흐(20위·체코)승자와 만난다.

페더러가 상대전적에서 19승 6패로 앞서 있고 2014년부터 최근 8연승 중이기 때문에 페더러가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

정현이 ‘무명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샌드그렌을 넘어 페더러와 첫 대결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창원기자/cw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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