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호주 멜버른의 2018시즌 첫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남자단식 3회전에서, 상대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를 3-2로 제압한 정현(58위)이 두 손을 쳐들고 있다. 이로써 정현은 2007년 9월 US오픈에서 남자단식 이형택(42·은퇴) 이후 10년 4개월 만에 메이저대회 16강에 오른 한국 선수가 됐다. 연합
정현(58위·삼성증권후원)의 상승세는 어디까지일까?

‘한국 테니스간판’ 정현은 올 시즌 메이저 첫 대회인 호주오픈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3회전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에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올라 전 세계랭킹 1위였던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와 8강 길목서 만났다.

정현과 조코비치의 경기는 22일 오후 5시(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파크의 메인 코트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다.

한국인으로는 호주 오픈대회서 처음 16강에 오른 정현은 이로써 1981년 US오픈 여자단식 이덕희(65·은퇴), 2000년과 2007년 US오픈 남자단식 이형택(42·은퇴)과 한국테니스 역사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정현의 16강 상대는 부상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한때 세계최강으로 군림했던 조코비치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7월 윔블던 이후 팔꿈치 부상으로 반년 가까이 대회에 나오지 못해 현재 세계 랭킹이 14위까지 밀렸지만 2014년 7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2년 넘게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며 메이저 대회에서 12번이나 우승한 ‘톱 랭커’다.

정현은 2016년 호주오픈 1회전에서도 당시 세계 1위였던 조코비치에게 0-3으로 완패한 바 있다.

하지만 2년만에 다시 만난 상황은 그때와 다르다.

지난해 11월 ATP가 신설한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서 초대 챔프에 오른 정현이 처음으로 세계랭킹 10위내 즈베레프를 물리치며 메이저 대회 16강에도 진출하는 등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다소 하락세인 조코비치와 좋은 승부를 펼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는 21세 이하 선수 가운데 순위가 높은 8명이 출전해 기량을 겨뤘지만 당시 세계 순위가 가장 높았던 즈베레프는 출전하지 않고 ATP 월드 투어 파이널스에 나서 정현과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정현의 우승이 즈베레프가 빠진 상태에서 이뤄져 다소 무게감이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호주 오픈 3회전 맞대결서 승리함으로써 ‘20대 초반 기수’로 나서게 됐다.

정현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조코비치는 결코 쉽지 않은 상대다.

재기를 노리는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을 통해 코트에 복귀해 2회전 상대인 가엘 몽피스(39위·프랑스)에게만 1세트를 내줬을 뿐, 1회전 상대 도널드 영(63위·미국)과 3회전 상대 알베르트 라모스 비놀라스(22위·스페인)를 모두 3-0으로 제압했다.

해외 주요언론과 국내 전문가들은 대등한 경기까지는 갈 수 있겠지만 정현이 다소 열세로 판단하고 있는 상태다.

정현은 “그때(2016년 1월)와는 조금 새로운 느낌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2년 전과는 서로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저도 선수로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오창원기자/cw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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