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광석 작가의 ‘아미타삼존도’는 인도와 중국을 오가며 얻은 채색 원료와 기법은 화려한 색채와 호화스러운 모습에도 결코 번잡스럽지 않다. 권지은 작가의 ‘삼신불’은 현대적 비율감이나 세련된 선 처리로 미감을 추구하면서도 불화 특유의 입체감과 밀도감을 높인다. 이태승 작가의 ‘관세음보살삼십이응신도’는 고려불화의 전통 구도와 기법을 차용하면서도 작가 자신만의 스타일을 녹여냈다. 서수영 작가는 전통 작품에 우주의 세계관을 작품에 더해낸다.
김석곤 작가는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월주 덕문스님의 기술을 전수받아 반영한 한편, 그림과 그 주변을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으로 변형한다.
이화자 작가는 온전한 부처의 모습이 아닌 박락되어 있는 듯한 모습을 추상적으로 표현해 세월감을 드러냈고, 정종미 작가는 보살의 얼굴에 평범한 한국 여인의 얼굴을 결합함으로써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이전 세대의 여성들을 조명한다.
이천시립월전미술관 관계자는 “지금까지 불화의 예술성은 그 폭이 넓지 못했다. 불화는 종교화라는 이유로 한정적인 환경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번 전시가 불화의 역사성과 예술성뿐만 아니라 무한한 잠재력이 있음을 증명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천시립월전미술관 홈페이지(iwoljeon.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31-637-0033.
황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