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땀은 배신하지 않았네요"

“어느 때보다 이를 악물고 준비했다.”

국내 역도 94kg급 최강자로 꼽히는 정현섭(32·고양시청)이 절치부심 끝에 2년 만에 전국체전 3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2015년 강원체전에서 용상·인상·합계 금메달을 싹쓸이한 정현섭은 지난 대회 때 부상 여파로 은메달만 3개를 획득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정현섭은 “내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난 대회였다. 지난 1년 동안 휴일을 반납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땀은 배신하지 않는 다는 걸 다시 한 번 절감했다”며 웃었다.

포천중 1학년 때 역도에 뛰어든 정현섭은 포천종고 졸업 후 바로 고양시청에 입단했다. 그는 “어머니가 뒷바라지하느라 고생을 많이 하셨다. 하루빨리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어 대학 대신 실업팀을 선택했다”고 돌아봤다.

학창시절 크게 주목 받지 못하던 정현섭은 고양시청에서 최종근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을 거듭했다. 꾸준히 대표팀에 뽑혔고, 국제대회에서도 가능성을 보였다. 2012년 대구체전에서는 용상 한국신기록(221kg)을 세우기도 했다.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았다.

정현섭은 “이번 대회에서 내심 기록을 다시 쓰고 싶었는데 역부족이었다. 더 철저히 준비해 내년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세계무대에서 쟁쟁한 실력자들을 제치고 시상대에 서는 건 또 다른 목표다.

우선 다음 달 말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2015년 대회에서는 용상·인상·합계 모두 10위권 밖에 머물렀다. 그는 “이번에는 반드시 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과 2020년 도쿄올림픽 메달도 바라보고 있다. 2010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7위를 기록했고, 올림픽 무대를 밟은 경험은 아직 없다.

정현섭은 “어머니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 앞으로 더 큰 무대에서 메달을 따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충주=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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