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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2017년은 절반의 성공이라 평가할 수 있다

2017년 10월 12일(목)
송길호 sgh@joongboo.com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한 해 농사는 지난 5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5-10으로 지면서 허무하게 끝났다.

페넌트레이스를 이끌어 왔던 탈삼진왕 메릴 켈리가 단판 승부라는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2⅓이닝 6피안타(2피홈런) 8실점으로 무너진 게 뼈아프다.

SK의 가을야구는 단 한 경기 만에 막을내렸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내일을 기약했다. 특히 이날 승부가 기울어지자 젊은 선수들을 대거 내보냈다.

최선을 다하면서도 젊은 선수들에게 포스트 시즌 경험을 쌓게 하는 의도가 엿보였다.

특히 김동엽의 대수비로 나갔던 정진기는 연타석 홈런을 때리며 SK의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보여줬다.

경기 후 힐만 감독은 “포스트시즌은 이기든 지든 출전만으로 선수의 가치를 느끼고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 야구팬들은 그래도 2017 SK에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에이스 김광현이 팔꿈치 통증으로 통째로 시즌을 비운 가운데서 ‘거포 군단’이란 확실한 팀 컬러를 구축했고 젊은 선수들이 순위 싸움에서 생존하는 법을 익혔기 때문이다.

SK는 지난 2008년 롯데가 로이스터 감독을 선임한 것에 이어 두번째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그 결과 SK의 장타군단과 힐만 감독의 스몰볼이 조화를 이뤄내며 새로운 색깔의 야구를 팬들에게 선사했다.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지휘해본 경험이 있는 힐만 감독은 힘이 좋은 타자들을 중용, 36년 프로야구 역사상 유례없는 홈런 행진을 이끌었다.

SK는 팀 홈런은 234개, 경기 당 1.625개로 2위 두산 베어스에 56개나 앞선 1위였다. 2003년 삼성 라이온즈가 보유하고 있던 한 시즌 최다 홈런 213개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타격에 조금 더 자신을 갖고 치라는 힐만 감독의 생각은 그대로 적중 했다.

이 과정에서 한동민, 김동엽, 정진기 등 젊은 자원들이 잠재력을 폭발했다. 이성우와 노수광은 트레이드로 합류했지만 팀에 완벽하게 녹아들며, 전력상승에 한몫했다. 5월에 합류한 제이미 로맥은 31홈런을 때렸다.

투수쪽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외국인 켈리, 스캇 다이아몬드는 26승을 합작했고 이들의 재계약 가능성도 높아 SK는 다른 팀에 비해 외국인 선수 구성에 진을 뺄 필요가 없다.

언더핸드 박종훈이 프로야구에서 경쟁이 가능한 선발로 성장했다. 박종훈은 12승을 거둬, 내년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숙제도 있었다. 바로 불펜이다. 박정배, 박희수, 김주한, 서진용, 문광은까지 무게감 있는 필승조가 되지 못했다. 블론세이브 1위(24개), 구원 평균자책점 7위(5.63)가 SK의 현주소다.

추가로 인천 에이스 김광현이 내년 개막 합류를 목표로 재활 중이라 내년에는 마운드가 더 탄탄해진다. 김광현이 가세하지 못한 팀 전력 외에도 올해 SK는 여러 불운 겹쳐있었다. 주전 유격수로 점찍어놨던 외국인 타자 대니 워스가 시즌 초반 부상으로 낙마했고, 외국인 좌완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도 부상, 아내 출산과 같은 가정사가 겹치면서 5월말까지 3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힐만 감독은 연승의 기회는 언제든지 있다며 길게 보는 운영을 했다. 가벼운 부상이 있는 선수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다음 가급적 출전시키지 않았다. 대신 엔트리를 폭넓게 활용하며 대체 자원들의 활약을 이끌어냈다. 한동민, 나주환 등 핵심 선수들의 부상 시에도 마찬가지였다.

여러 악재 속에서도 힐만 감독은 선수를 발굴하며, SK를 5위로 이끌었다. 아쉬운 포스트시즌 탈락 이후 힐만 감독은 “시즌 전체를 돌아봤을 때 선수들이 잘 싸워줬다. 선수들 모두 고생 많았다. 선수들이 열심히 잘해줬고, 자랑스럽다”며 시즌을 결산했다.

다가오는 2018시즌 SK는 비시즌 기간 동안 스토브리그라는 큰 기회도 남아있다. 경기 종료 후 힐만 감독과 포옹을 하며 격려의 말을 나눈 염경엽 단장의 역할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올 시즌 SK가 팬들에게 새로운 색깔의 야구를 보이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면 내년은 그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달려야 한다. 더 강해질 2년차 힐만 SK가 기대된다.

송길호 인천본사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