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고은 시인이 시구하고 있다. 연합

“허공이 소리친다 온몸으로 가자”


해마다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한국 문단의 거목 고은(84) 시인의 목소리가 수원 kt위즈파크에 울려 퍼졌다. 

고은 시인은 27일 kt와 두산베어스의 경기 시작 전 시구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고 시인은 투구 자세를 취한 뒤 포수 이해창을 향해 공을 던졌다. 시인의 손을 떠난 공이 힘 있게 뻗어나가자 관중석에 박수가 쏟아졌다. 

고 시인은 시구에 앞서 kt에 ‘허공이 소리친다 온몸으로 가자’라는 시구(詩句)를 헌정했다. 1978년 발표한 시 ‘화살’에서 가져온 것으로 구단은 이 시구를 공에 새겼다. 

시인은 “지상의 허공은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수정체다. 허공이 소리쳐 공을 부르고 공은 날아갈 때 에너지를 남기지 않고 간다”며 “우리도 온힘을 다해 앞으로 가자”고 말했다. 

“한때 고교야구에 관심을 많이 가졌다”는 시인은 “스포츠는 모두의 평화를 지향한다. 그런 점에서 야구는 평화의 축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kt는 경기장을 찾은 팬 15명을 선정해 헌정 시구를 새긴 로고 볼을 선물했다. 

한편, 이날 경기 시작 전에는 구단 어린이 회원이 참가한 그라운드 가을운동회가 열렸다. 150여명의 어린이들은 마스코트 빅(vic)과 또리(ddory) 팀으로 나뉘어 다양한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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