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데뷔전부터 폭발했다.

수원 삼성의 유주안(19)이 K리그 데뷔 무대에서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수원 유소년팀 출신 선수가 데뷔전에서 골을 넣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후반 염기훈과 교체 돼 그라운드를 나올 때는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수원은 다 잡은 승리를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차세대 주자의 활약이 위안이 됐다.

유주안은 수원의 유소년 팀인 매탄중과 매탄고를 거친 ‘수원맨’이다. “하루 빨리 부딪쳐 보고 싶다”며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프로무대에 도전장을 냈다.

광명광덕초 시절부터 수원에 애착을 갖은 그는 매탄중에 진학해 ‘빅버드’ 입성을 꿈꿨다. 신동 소리를 듣던 초등학생 때부터 공격수로 활약했고, 매탄고에서는 쉐도우 스트라이커와 중앙 미드필더를 오가며 폭넓게 뛰었다. 2015년 칠레에서 열린 FIFA U-17 월드컵 땐 이승우(FC바로셀로나 후베닐A)와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췄다.

프로선수로 첫 발을 뗀 올 시즌에는 R리그(2군 리그)에서 기량을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안산 그리너스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서정원 수원 감독이 25일 강원FC전에서 예상을 깨고 유주안을 선발로 내세운 이유다. 서 감독은 경기 전 “성장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건 당연하다”며 “어리지만 골문에서 재치 있는 플레이 펼치고 결정력이 탁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유주안은 이날 60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의 진가는 전반 3분 만에 드러났다.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려 조나탄의 골을 도왔다. 스피드와 공간 침투 능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전반 45분에는 오른쪽 페널티 지역에서 조나탄의 패스를 받아 골을 성공시켰다. 유주안은 근육 경련이 일어나 후반 15분 염기훈과 교체됐다.

유주안은 역시 수원 유소년팀 출신으로 팀의 주축 멤버로 활약한 권창훈(23·디종)의 뒤를 잇겠다는 각오다.

유주안은 “홈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빅버드에서 뛴 것 자체만으로 굉장히 설레고 기분이 좋았다”며 “이기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골을 넣었을 땐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벅찼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감독님 조언대로 최대한 자신 있게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 다음 경기에서도 팬들의 박수를 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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