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재연 소지 '여전'…광역버스 6개사 올해 43억 적자 예상


  경영난을 호소하며 인천시에 노선 폐지 신고서를 냈던 6개 광역버스 운수업체가 일주일만인 16일 신고를 일제히 철회함에 따라 '인천∼서울 출퇴근 대란' 위기는 일단 넘겼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시민의 발을 볼모로 삼는다'는 비난을 무릅쓰면서도 거리로 나와 호소했던 경영상 어려움은 여전해 언제든 갈등이 재발할 소지가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이날 폐선 신고를 철회한 천지교통 김해숙 대표는 "광역버스 업체들이 폐선을 신청했던 것은 심각한 경영난 때문이었다"며 "우리 회사만 해도 작년에 8억원이 넘는 적자를 봤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원래부터 시민께 심한 불편을 끼칠 운행 중단을 결행할 마음이 없었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업계가 처한 현실과 고충에 대해 정부와 시민들께서 관심을가져 주시기를 바랬다"는 심정을 밝혔다.

 인천∼서울 광역버스 업체들은 적자 폭이 확대돼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최저 시급이 지난해 6천470원에서 올해 7천530원으로 16.4% 오르면서 이들 6개 업체의 인건비도 120억6천400만원에서 140억4천100으로 19억7천700만원이 늘었다.

 반면 2014년 광역버스에 대한 입석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수인선과 인천지하철 2호선 등 수도권 교통망 확충됨에 따라 승객은 갈수록 줄고 있다.

 인천시 버스운송사업조합은 이들 6개 업체가 2013년 1일 5만1천186명을 수송했지만 지난해에는 1일 3만8천45명으로 25.6%가 급감한 것으로 집계했다.

 또 인천시의 재정지원을 받는 버스 준공영제가 시작된 2009년부터 광역버스는 아예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운전자 부족까지 시달리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 회사의 경우 47대의 광역버스가 있지만 운전자가 부족해 30여대만 운행하는 실정"이라며 "같은 경력이라고 해도 지자체 준공영제 지원을 받는 시내버스 운전자 월급이 광역버스보다 70만∼80만원가량 많다 보니 이직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하루에 무려 7명의 운전자가 회사를 그만 둔 날도 있었다"며 "광역버스 업체들은 신참 운전자들이 반년이나 일년가량 경력을 쌓은 뒤 처우가 좋은 시내버스로 옮겨가는 양성소가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3억7천만원의 적자를 낸 이들 6개 업체의 올해 적자규모는 43억5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격한 최저시급 인상과 운수 종사자 휴게시간 보장법 신설 등으로 운송 수지 적자폭은 계속 늘어나는 셈이다.

 폐선 신청에 동참했던 마니교통 박수응 대표는 "회사마다 형편이 많이 어렵지만운행 중단으로 당장 시민을 불편하게 해선 안 된다는 데 업체 대표들이 뜻을 모았다"며 "업계도 자구 노력을 강화하겠지만 시도 적극적인 소통과 지원에 나서 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 대표는 "광역버스는 장시간 고속도로를 달리기 때문에 양질의 운전자가 확보돼야 하는데 임금·처우 문제로 충원이 어려운 상황이라 지원이 시급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광역버스 업계 관계자와 운전자 대표 등은 이달 7일부터 인천시청 정문에서 집회를 열고 광역버스 준공영제 도입과 재정 지원 등을 요구해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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