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첫 선수촌 입촌식…한국·북한 16일 나란히 공식 입촌 행사
좁은 방·물 안 빠지는 배수시설에 불만 토로…냉장고 바깥서 반입하기도

▲ 15일 공식 개장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케마요란에 위치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열린 입촌식에 앞서 전통 복장을 한 입촌식 무용수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45개국에서 선수단 1만1300여 명이 참가해 모두 40개 종목 465개의 금메달을 두고 기량을 겨룬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약 1만1천 명의 선수단이 머물 선수촌 건물에 각 나라의 국기가 내걸리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회 조직위원회는 15일 자카르타 외곽 케마요란에 있는 선수촌에서 시리아 선수단의 첫 입촌 행사를 열었다.

 인도네시아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선수촌 중앙에 자리한 원형극장에서 시리아 선수단을 환영했고, 시리아 국기와 인도네시아 국기, 대회 조직위원회 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기가 나란히 게양됐다.

▲ 15일 공식 개장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케마요란에 위치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촌 모습.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45개국에서 선수단 1만1300여 명이 참가해 모두 40개 종목 465개의 금메달을 두고 기량을 겨룬다.
 

 입촌식은 열렸지만, 당장 선수들을 맞이하기엔 부족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선수들의 AD 카드 발급 사무소인 웰컴센터를 지나 굽이굽이 형성된 산책로를 따라 국기게양대가 늘어섰다.

 대회 조직위는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45개 나라의 국기를 한곳에 모아 거는 국기광장을 따로 만들지 않고 산책로 옆에 국기가 펄럭이도록 운치 있게 길을 조성했다.

 국기 산책로를 지나면 나오는 원형극장에서 각 나라의 입촌 행사가 열린다. 우리나라는 16일 오후 7시(한국시간), 북한은 16일 오후 12시 30분에 각각 입촌식에 참석한다.

▲ 15일 공식 개장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케마요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한국 선수단 숙소 외벽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45개국에서 선수단 1만1300여 명이 참가해 모두 40개 종목 465개의 금메달을 두고 기량을 겨룬다.
▲ 15일 공식 개장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케마요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단 숙소 외벽에 인공기가 걸려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45개국에서 선수단 1만1300여 명이 참가해 모두 40개 종목 465개의 금메달을 두고 기량을 겨룬다.
 

 선수촌은 거대한 아파트 7개 동으로 이뤄졌다. 원형광장을 에워싼 디귿(ㄷ) 자형으로 건물이 세워졌다.

 웰컴센터에서 볼 때 왼쪽으로 1, 2, 3, 4동이 차례로 들어섰다. 오른쪽으로 5, 6동이 자리했고, 7동은 웰컴센터와 대척점에 서 있다.

 우리나라 선수단은 일본, 바레인 선수단과 함께 5동에 투숙한다. 북한은 중국과더불어 3동에 여장을 풀었다.

 먼저 선수촌에 입촌한 우리나라 선수단은 사용하는 8개 층 창문에 태극기를 내걸었다. 대한체육회의 팀 코리아 깃발도 휘날렸다.

 북한도 인공기를 베란다에 걸었다.

▲ 15일 공식 개장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케마요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촌 내 선수 휴게 공간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탁구를 하며 여가를 보내고 있다.
 

 13일 파키스탄을 대파하고 한국 선수단 중 가장 먼저 기분 좋은 승전고를 울린 남자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은 5동 1층에 있는 당구대와 탁구대가 있는 휴식 공간에서 탁구를 즐기며 모처럼 여유를 즐겼다.

 남현희(성남시청)를 비롯한 펜싱 대표팀 선수들은 3동과 6동에만 있는 웨이트 트레이닝장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 15일 공식 개장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케마요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식사를 마친 북한 선수와 선수단 관계자가 음료와 과일을 들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고 있다.
 

 북한 체육성 부상인 원길우 북한선수단장은 '지내기에 불편함이 없느냐'는 연합뉴스 기자의 물음에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수촌 식당은 6동 뒤쪽에 있다. 대한체육회는 선수들이 식당을 가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가까운 곳에 숙소를 배정해달라고 해 5동을 배정받았다.

 선수촌 식당은 뷔페 형식으로 운영된다. 우리나라의 김치도 있지만 짜다고 한다.

▲ 15일 공식 개장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케마요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촌 식당에서 각국 선수들이 식사하고 있다.
 

 보통 24시간 운영되는 과거 대회 식당과 달리 올해 아시안게임 선수촌 식당은 아침, 점심, 저녁 운영시간을 제한했다.

 따라서 우리 시간 오후 3시 또는 5시에 비행기에 탑승해 자정 무렵에 자카르타 선수촌에 도착하는 대표 선수들은 식당을 이용하지 못한 채 대체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곧장 잠들어야 한다.

 좁은 방과 열악한 배수시설에 놀라는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아파트 한 채에 방 2개가 있다. 1개는 1인실, 다른 1개는 2인실이다.

 침대가 작아 키 180㎝가 넘는 선수들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샤워 후 하수구로 물이 잘 빠지지 않는 일도 흔하다.

 고층으로 갈수록 뜨거운 물이 나오는 시간이 줄어드는 일도 종종 생긴다.

 특히 방에 냉장고가 없어 현지에서 조달하는 일도 늘고 있다.

 한 대표팀 관계자는 "층마다 냉장고를 설치한다고 하나 크게 부족하다"며 따로 냉장고를 바깥에서 사와 반입하는 일이 늘 것으로 내다봤다.

 대회 개막을 사흘 앞두고도 개선해야 할 일이 많지만, 대회 조직위원회와 인도네시아 자원봉사자들은 특유의 여유와 추진력으로 45개 나라 관계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선수촌에서 각종 경기장이 밀집한 겔로라 붕 카르노(GBK) 스포츠컴플렉스까진 셔틀로 약 30∼40분 정도가 걸렸다.

 차량 정체로 선수촌 인근을 벗어나는 데 꽤 걸렸지만, 이후 새로 건설된 고속도로를 타고 쾌속 질주해 자카르타 도심에 이르렀다.

 대회 조직위는 선수촌, 선수촌과 경기장을 잇는 도로 주변에 있는 학교 70곳에 대회 기간 휴교령을 내려 교통량 감소를 유도했다. 조직위는 차량 이부제와 휴교 정책으로 평소보다 30∼40% 교통량이 줄 것으로 기대했다. 연합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