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모든 정권에서처럼 진보가 실수하면 보수의 지지율이 오른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아마도 어제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기인하는 얘기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2.2%포인트 하락한 40.6%로 집계됐고 자유한국당은 19.2%였다. 정의당 지지율은 14.2%로 집계됐다. 정의당은 진보층과 중도층이 결집하면서 지방선거 당시보다 배 이상 올랐다. 그러니까 결론은 이렇게 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져도 한국당의 인기가 생각한대로 올라가지 않는 현실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정치권 및 전문가들은 기존 문법과 맞지 않는 현상에 각기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정치판 자체의 변화로 해석하고 있는데 그것은 보수가 궤멸했다는 해석으로 보인다. 얘기가 이렇게 돌자 더불어민주당이 새로운 보수진영이 됐다는 약간은 이해가 어려운 말들도 흘러나오고 있다. 우리는 어쩌면 이러한 분석이 민주당이 보수적 경제정책을 내놓자 더욱 진보성향을 보이고 있는 정의당의 지지율이 오른 탓으로 보고 있다. 정치전문가들 역시 지방선거 이후 우클릭 혹은 개혁성 후퇴가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할 정도다. 이렇게 민주당이 오히려 보수쪽으로 어쩔 수 없는 색을 내면서 지지층이 정의당으로 갔다는 얘기도 전혀 틀리지 않고 있다.

쉽게 보자면 지방선거 이전과 이후의 정치환경이 확 변한 것이다. 알다시피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한국당이 민주당을 공격했고 지지자들은 외부공격을 막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자 결집했었다. 그런데 결과는 한국당이 참패하고 외부 세력이 약화된 탓으로 마음 놓고 분화할 수 있는 상황으로 돌변했다. 물론 야권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심판론이 아직 끝나지 않아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했다. 이러저러한 탓으로 자유한국당은 결과를 일단 겸허히 수용하면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국가론을 전면으로 내세우며 청와대와 여권을 압박하고 있는 김병준 비대위호가 한국당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연말이나 내년 초면 충분히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어서다.

물론 보기에 따라서 한국당에서 민주당으로 지지를 옮긴 국민들 중에는 준비가 안 된 상황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당의 자체분석처럼 진보로 판이 기울어졌다는 것도 두고봐야 할 얘기일수 있다. 그러니까 총선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다시말해 ‘스윙보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점은 연말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정치판 자체가 바뀌었다고는 보지 않는다. 언제라도 여당이나 정부가 실수를 하면 자연스럽게 야권으로 지지율이 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얘기의 중심은 정권을 잡았을 때 잘해 나가야 하는 이론이다. 마치 노래가사처럼 ‘있을 때 잘하라’는 표현이 정확할 여론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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