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월스님 재선임 막았더니 대리인 격인 성법스님 내세워"

▲ 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 새 주지로 선출된 성법 스님이 17일 오전 화성시 용주사 관음전에서 열린 산중총회를 마치고 동료스님들의 축하를 받으며 법당을 나서고 있다. 노민규기자

용주사 차기 주지후보에 성법스님이 만장일치로 선출된 것을 두고 신도들이 ‘조계종의 민낯’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17일 용주사에 따르면 용주사는 이날 오후 1시 관음전에서 산중총회를 열고 성법스님을 차기 용주사 주지후보로 확정했다.

전 주지후보인 성월스님이 산중총회를 앞둔 전날 4시 전격 사퇴한데에 따른 단독후보 당선이다.

이 같은 결과를 우려했던 신도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용주사 공터에 주차된 차량에 달린 확성기에서 성월스님을 규탄하는 내용의 방송을 하기도 했다.

시위를 나온 용주사 신도들은 “성법스님이 다시 재선임되는 것을 막고자 시위를 하러 왔는데 성월스님은 사퇴했고 성철스님이 단독 후보에 올랐다는 정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4년간 용주사 정상화를 촉구한 용주사 신도들은 “이게 조계종의 민낯이다”라고 반발했다.

장명순 용주사 신도비대위원장은 “새로 선임된 성법스님은 성월스님이 주지일 때 부주지였던 오른팔이자 대리인이다”라며 “아내도 쌍둥이 자식도 있으며 각종 비리로 자질이 의심되는 승려를 조계종이 감싸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도들은 사회가 종교에 관심을 가져 불교가 변질되지 않고 자정할 수 있게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신도 A(60)씨는 “용주사의 문제는 단지 불교 신자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문제”라며 “용주사는 문화재라 국가로부터 받는 지원금이 상당한데 부도덕한 사람이 절의 재정을 불투명하게 운영하면 되겠느냐”고 전했다.

신도들의 시위를 지지하기 위해 참여한 B스님은 “조계종의 높은 승려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 급급해 신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계종 관계자는 “답해줄 사항이 없다”고 일축했다.

신경민기자/tra@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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