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2020년까지 현대화사업… 85개 점포 임시매장 건물 이전
햇볕 못 막는 지붕 탓 상품성 하락·환풍기 소리에 상인들 '몸살'… 주민들도 새벽까지 소음 시달려

▲ 햇볕이 투과하는 천장 때문에 일부 상인들은 자체적으로 파라솔을 치거나 채소 상자 위를 널빤지를 덮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신경민기자

“24시간 짐 나르는 소리, 새벽 3시 경매소리...”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이 현대화사업에 따라 채소동 85개 점포를 ‘임시매장’으로 이전한 지 보름이 지난 가운데, 인근 주민들이 임시 매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빛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또 해당 임시매장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 역시 채소 판매에 최적화 돼 있지 않은 시설 때문에 매일 장사를 망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높이고 있다.

16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일부터 권선구 권선동 1234-1번지에 총면적 5천451㎡ 규모의 2층 임시매장 건물을 완공, 첫 경매를 시작했다.

1993년 개장 이후 노후화한 수원 농수산물도매시장을 현대식 유통매장으로 바꾸는 사업과정에서 마련된 임시 건물이다. 전 공정이 마무리되는 오는 2020년까지 임시매장을 이용하게 된다.

그러나 앞으로 2년 넘게 임시매장을 이용해야 하는 상인과 인근 아파트 주민 모두 ‘매일 빛 공해와 소음공해에 시달리는데 2년을 어떻게 버티냐’고 불만을 표시한다.

임시매장에서 채소판매를 하는 김(65)모씨는 “매장 한 면에 환풍기 10개를 모두 몰아놔서 환풍기 근처에 가게가 있는 사람들은 하루 종일 전화벨 소리도 안 들릴 정도의 소음에 시달려 난청이 올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45)모씨도 햇볕이 지붕을 그대로 통과해 쉴 새 없이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거나 널빤지로 빛을 가려줘도 채소가 누렇게 마른다“며 ”매장엔 창문 하나가 없고 선풍기는 천장에 달아놓고도 아직 전기가 연결되지 않았다고 말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도 같은 고충을 털어놓는다.

임시매장 인근 신안풍림아파트에 거주하는 윤(66)모씨는 ”24시간 돌아가는 매장에서 새벽마다 채소를 나르는 트럭과 장비차량이 방지턱을 넘는 등 어디에 부딪히는 소리가 쿵쿵거린다“며 ”새벽 3시경 경매를 시작하는데 마이크 소리가 열대야에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들어온다“고 말했다.

아파트 주민이자 농수산물 시장에서 근무하는 이(65)모씨도 ”아파트 주민으로서는 새벽의 소음이 심각하고 근무하는 시장 안에서는 채소가 다 상해 팔 수 없어 문제“라며 ”시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는데 해결이 미진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는 여러 방면을 대안으로 생각하며 민원사항을 조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환풍기를 한쪽 벽면에 몰아서 설치한 건 도서관과 학교 방향을 피하느라 그랬다“고 해명했다.

이어 ”차가 도로에서 내는 소음은 법적으로 규제할 수 없어, 방지턱을 지날 때 조심해달라는 플래카드를 거는 등의 홍보를 할 것“이라며 ”환풍기는 일부 가동 중지하고 반대 방향으로 나눠 설치할 방안을 검토 중이며, 지붕엔 무언가 덧대어 빛을 차단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신경민기자/tra@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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