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한 마찰음을 내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으로 튀고 있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세번째 방북을 계기로 진행된 비핵화 협상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을 두고 ‘중국 배후론’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활용해 비핵화 협상 국면에 개입, 미국을 상대로 한 무역전쟁의 지렛대로 삼으려 한다는 의구심을 또다시 공개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에 대해 신뢰를 거둬들이지 않으면서도 중국에 대해서는 ‘반면’(on the other hand)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대중(對中) 무역에 대한 우리의 태도 때문에 협상에 부정적 압력을 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길 바란다!”고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간 6∼7일(한국시간) 북미 고위급 협상 이후 보인 첫 공개적 반응이다. ‘포스트 싱가포르’ 협상이 기대만큼 속도감 있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데에는 중국이 북한을 움직이며 협상을 방해하는 ‘보이지 않은 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 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 전체에 뻗쳐있는 중국의 손을 본다”며 “중국이 북한에 강경한 노선을 취하라고 압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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