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접경지역에서 대북풍선 활동을 해오던 남측 민간단체들이 정부의 제지 방침에 갈등을 겪고 있다.

단체들은 헌법상 명시된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경찰력을 동원해 활동을 저지하는 등 단호한 태도다.

기독교 비영리단체인 ‘순교자의 소리’는 지난 4일, 9일, 10일 등 이달에만 총 3차례에 걸쳐 연천군과 인천 강화도에서 대북풍선을 날리려고 했다.

그러나 경찰이 수십 명의 의경 대원들을 내세워 길을 가로막으면서 행사가 저지됐다.

순교자의 소리 대표인 폴리현숙 목사는 “12년 동안 풍선을 날려왔지만 연천 지역 경찰에서 이렇게 막은 것은 처음이었다”면서 “우리도 정부의 평화협정을 지지하지만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비영리단체로써 임무를 할 뿐”이라고 밝혔다.

북한 주민에게 보내는 선전용 전단을 제작해 살포하는 탈북자단체는 정부는 물론 지역 주민들과도 갈등을 겪고 있다.

판문점 선언 서명 직후 통일부에서는 행사 자제를 요청했으나 단체들은 강행 의사를 밝혀왔다.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잇따라 대북전단 살포를 시도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5일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15회 북한 자유주간 행사를 열고 ‘사실과 진실의 편지’라는 제목의 대북전단을 살포하려 했으나 경찰 봉쇄로 행사가 무산됐다.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도 나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상호 비방과 적대 행위를 야기할 수 있는 대북전단 살포는 심대한 위기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집회를 열었다.

이후 지난 12일 새벽 자유북한운동연합은 파주시의 한 비공개 장소에서 기습적으로 대북전단 15만장을 1달러 지폐 1천장 등과 함께 대형풍선 5개에 매달아 살포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북핵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직 없지 않느냐”면서 “정부에서 어떻게 얘기하든 우리는 우리의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본부의 이민복 대북풍선단장도 통일부 당국자의 요청에 따라 일단은 이달 말까지 전단살포를 자제하기로 했으나 오는 7월부터는 활동을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자신도 북한에서 대북전단을 보고 탈북을 결심해 한국에 왔다는 이씨는 “통일부 당국자가 자제 요청을 계속해와서 이달 말까지는 자제하겠다고 했다”면서도 “대북전단 살포는 정치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화철·서희수기자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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