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3번째로 인구가 많은 서구지역은 구도심과 신도시가 공존하고 있다.


구도심은 재생과 유해물질 배출업소의 난립으로, 신도시는 교통 및 인프라 확충 등의 보완문제로, 또한 수도권매립지와 검단개발에까지 지역마다 주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각기 다른 문제들로 구성돼 있기도 하다.

그래서 선거 때마다 후보들은 지역마다의 특색에 맞춘 공약을 준비하느라고 유독 고민이 많은 곳이다.

정치초보인 이 당선인이 재선에 도전한 자유한국당 강범석 후보를 앞설 수 있었던 것이 단지 더불어민주당 바람에 편승된 덕인지, 진정 정통 환경전문가로서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원하는 인물로 선택된 것인지 이재현 당선자의 목소리를 통해 다시 한 번 평가해 본다.



-현역을 누르고 당선되셨습니다. 소감과 당선자께서 생각하시는 당선 요인은

“서구 주민들께서 높은 지지로 당선시켜 주신데 깊은 감사를 드리며,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주민들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수행을 지지하기 위해 지방정권의 교체라는 엄중한 선택을 해 주신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주민 여러분의 명령을 받들어, 촛불정신의 민의가 가득 담겨진 열린 구정을 통해 구민과 함께 발전하는 서구청이 되도록 노력하고 평가받겠습니다.

지역공약 수립에 참고하고자 4년 전 인천지역 지방선거에 나섰던 후보자 분들의 공약집을 살펴보았습니다. 대부분 후보의 공약이 대동소이했으며, 놀라운 것은 4년이 지난 지금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현안이 그대로 방치되었고, 선거철이 다시 돌아오면 출마자들은 정치적 수사로 다시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과거에 당선되신 분들이 일을 안 했다는 반증입니다.

저는 클린 서구, 클린 행정을 통해 서구를 바꿔 나가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이는 환경이 깨끗한 서구를 만들겠다는 의미이며, 구정 정책의 수립과 집행 과정에 있어서도 열린 행정을 지향하겠다는 저의 의지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



-선거 과정 중에 힘들었거나 기억나는 일은

“저는 선거운동 당시에 일방적인 공약전달이나 지지호소만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잡겠다는 자세를 버리고, 주민 생활의 고충과 희망을 함께 나누는 소통과 경청의 기회로 삼고 가까이 다가가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특별히 힘든 것은 없었습니다.

다만 토론회 때 상대 후보들로부터 지금은 적폐로 규정된 정권에서 공직생활을 했다는 이유로 비난받을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러면 모든 공직자 출신의 인재는 선출직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심각한 모순에 빠지게 됩니다.

저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제 선거 사무실 개소식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재직 당시 환경부 장관을 지내신 김명자, 곽결호, 이규용 세 전 장관분들께서 방문해 조용히 격려해 주셨습니다. 환경정책 철학의 공유와 업무수행의 평가라 자부하고 싶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올해 초까지 공사 사장을 지낸, 정당인으로는 초보인 저에게 환경특별위원장을 맡겼습니다. 서구청장 후보도 단수 공천했습니다. 최대 현안인 수도권매립지를 비롯해 환경 쟁점이 산적한 서구 자치단체장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 환경정책과 관련한 인식과 철학의 공유 없이 공천이 불가능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주민을 찾아가는 소통회를 많이 가졌는데, 특히 과밀학급 해소문제를 함께 논의했던 학부모님과의 만남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분들이 제시해주신 과밀학급 현황, 발생이유에 대해서 많이 배웠으며, 또한 대안제시 능력에 대해서도 적잖이 놀랐습니다.

행정 일선에 계시는 책임자들이 한층 눈높이가 높아진 주민들의 만족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이를 뛰어넘는 정책적 노력과 함께 적극적인 소통도 함께 있어야 함을 체험했습니다”



-당선자 공약 중 취임 후 중점 추진할 사항은

“선거기간 중 인천 최대 현안인 수도권매립지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명쾌하게 제시한 가이드 북 ‘매립지 팩트체크’를 선거공약서로 제작해 서구 주민에게 보내드렸습니다.

구청장 선거에서 특정 주제만을 다룬 공약서를 만든다는 게 이례적이지만, 올해 초까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사장을 지냈으며, 민주당 중앙당 환경특별위원장으로서 인천과 서구의 가장 큰 현안에 대해 저의 입장을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이 도리라 생각했습니다.

공약서에 매립지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첫째, 매립 종료시한 확정. 둘째, 매립지공사는 환경부에, 매립지 부지는 인천시로 이관. 셋째, 4자 합의 재논의를 단계별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4자 합의 관련 서울·경기·인천광역단체장에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환경부와 관련해 오랫동안 환경부에서 근무했던 저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4자 합의 재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구지역의 환경문제와 관련해 환경·행정 전문가인 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서구 지역은 유해물질 배출시설이 대거 집중되어 있습니다. 또한 거주지역에서 인접한 탓에 누출, 폭발, 화재사고 등 의 사고발생과 확대의 잠재성이 높습니다.

저는 주민들의 늘어나는 환경사고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기초부터 확실히 다지는 일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악취의 경우 환경문제면서도 안전문제를 함께 수반합니다. 때문에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이를 선제적으로 관리, 예방, 대응할 수 있는 통합체제를 구축해 주민생활의 안전도 제고를 상시 체제로 운영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구민들이 겪고 있는 환경과 안전문제를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환경 위협, 건강권 침해 등 구민 불안을 최우선적으로 해소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서구지역 유해물질관리 데이터베이스(Data Base)를 구축하고, 서구 주민의 관점과 시각에서 불산, 황산 등 유해물질의 공장 밖 영향을 평가하는 ‘장외영향 평가제도’와 ‘위해관리 계획’을 통해 민·관의 체계화 된 사고예방 대응력과 복구 능력을 높이는 등 환경·안전문제에 대해 구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단계별 필요한 조치를 실시하겠습니다”


-구민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저는 열린 구정을 통해 구민과 함께 발전하는 서구청이 되겠다고 약속드린 바 있습니다.

서구 주민의 생활과 밀착된 체감정책부터 챙기겠습니다. 서구 소재 중·고등학교 신입생을 위한 교복지원 준비단을 구성하겠으며, 쓰레기봉투 반의반값 할인을 통한 전국 최저가 보급으로 가계 부담을 줄여 드리는 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서구는 산업화 시대부터 국가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으며, 신도시와 수도권매립지의 미래비전수립 과제도 주어진 과거와 미래의 가치가 공존하는 곳 입니다. 서구 주민과 소통하여 대립되는 난제들을 균형과 조화로 풀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가진 모든 능력과 열정을 쏟아 부어 서구의 현안들을 해결하겠습니다. 미세먼지와 악취 없는 서구, 사통팔달의 신 교통중심 서구, 신·구도심이 조화로운 서구, 함께 잘 사는 복지도시 서구, 아이와 부모가 행복한 교육문화도시 서구를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저의 경청과 소통의 시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구민을 섬길 줄 알고, 구민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소통 구청장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범수기자/ameego@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