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남북 간의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앞으로 중장기적으로는 동북아 전체의 다자 평화안보 협력체제로 발전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빈방문을 하루 앞둔 문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공영통신사 타스통신, 일간지 로시스카야 가제타, 국영 러시아방송과 가진 합동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에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는 끝까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고, 미국은 북한의 안전 보장을 약속했다. 남은 과제는 훌륭한 합의를 완전하고 신속하게 실천하는 것”이라면서 “북미간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평화체제로 나아가는 역사적 대전환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간 합의와 북미 간 합의는 아주 빠르게 실천되고 있다”며 “북한은 앞으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또 핵실험장을 폐기했다. 또 미사일 엔진 시험장의 폐기도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긴 시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고, 합의서에 담지 않은 많은 부분도 서로 공감했다”며 “김 위원장은 체제를 보장받을 수 있다면 기꺼이 핵을 내려놓고 경제발전에 전력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아주 젊은 나이인데도 상당히 솔직담백하고, 또 침착한 그런 면모를 보였다”며 “연장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아주 예의바른 그런 모습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님께서 일관되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협력을 기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러 경제협력과 남북러 3각 경제협력과 관련, “한반도의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그때부터는 본격적인 남북 경제협력 시대가 열릴 텐데, 러시아까지 함께하는 남북러 3각 협력이 돼야 한다”면서 “철도, 가스, 전기 세 분야부터 남북러 3각 협력이 빠르게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 철도가 연결되고 그것이 시베리아 철도와 연결되면 한국으로부터 유럽까지 철도로 물류 이동이 가능하다”며 “그러면 북한과 한국에 큰 경제적 이익이 되는 것은 물론 러시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천연가스가 가스관을 통해 북한으로, 한국으로 공급되고 나아가 해저관들을 통해 일본에까지 공급될 수 있다”며 “전기의 경우도 에너지링 등으로 동북아 전체가 함께 할 수 있다. 이것이 유라시아 대륙의 공동번영을 촉진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한러 양국 경제협력과 관련해선 ‘9개의 다리’를 놓아 양국 경제 협력을 증진한다는 ‘나인브릿지’ 구상을 언급하며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이와 관련한 행동계획에 양국이 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독특한 문화로서 러시아 사람들이 굉장히 재미있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한글’이라는 질문에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언어”라며 “한국인들도 러시아 문화를 사랑하고 있다. 러시아 국민도 한국을 더 가까운 나라로 생각하고 사랑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와 한국은 국경을 접한 이웃나라다. 한반도 평화체제가 확대돼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 유라시아 공동번영·평화 체제를 이뤄야 한다”면서 “한국과 러시아는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고, 또 그렇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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