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는 미 국경순찰대 대형 SUV로 보이는 차량의 앞바퀴가 아이 키만큼이나 크다.
아이가 바라보는 방향에는 청바지를 입은 여성이 있고 그 뒤쪽엔 건장한 체격의 국경순찰대원이 있다.
아이는 도저히 울음을 멈추지 못할 것처럼 겁에 질려 울고 있다.
또 한 장의 사진은 아이의 엄마로 보이는 여성이 국경순찰대 차량에 두 팔을 짚은 채 돌아서 있고 국경순찰대원이 몸수색을 실시하고 있다.
흔히 '팻다운(pat-down)'으로 불리는 미국 경찰의 몸수색 방식이다.
두 살짜리 여자 아이는 차량과 엄마 다리 사이에 서서 울음을 터트렸다.
이 두 장의 사진은 게티이미지 사진기자 존 무어가 최근 미국 텍사스 주 남부 리오그란데 강 근처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찍은 것이다.
전쟁과 난민, 재난 전문 사진기자로 세계를 누빈 무어는 국경순찰대의 양해를 얻어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수백만 명의 네티즌과 독자가 온두라스에서 멕시코로 넘어와 뗏목을 타고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 미국 국경에 도달한 두 살배기 온두라스 여자아이의 서러운 눈물을 목격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 사진은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무관용 정책'을 반증하는 하나의 상징이 됐다고 워싱턴포스트는 풀이했다.
무어는 2∼3m 떨어져 숨죽인 채 이 사진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는 해석했다.
무어는 리오그란데 강 접경 지역에서 며칠째 기다리면서 뗏목을 타고 넘어오다 국경순찰대에 붙잡히는 여러 이민자를 앵글에 담았다.
무어는 한 이민자 아이에게 "모든 것이 잘 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자신이 내뱉은 말을 후회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그 아이의 앞날이 어떻게 펼쳐질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텍사스 남부 멕시코 접경 지역에서는 거의 2천 명에 가까운 이민자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붙잡힌 뒤 격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와 아이들은 텍사스 주 남부 도시 맥앨런에 있는 세관국경보호국의 이민자 처리 센터에 임시 수용됐다가 부모는 기소될 경우 구치소로 옮겨져 아이들과 생이별하게 된다.
이민자 처리 센터는 사방이 철망에다 콘크리트 맨바닥인 수용시설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짐승 우리와 다를 바 없었다"고 증언했다.
야권과 시민단체, 국제사회까지 나서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정책이 비인도주의적 처사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주무부처인 법무부, 국토안보부 장관들은 "미국을 이민자 캠프로 만들 수 없다"며 강력히 맞서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