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77) 전 대통령은 23일 자신의 재판에서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며 사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대통령이 수사와 재판에 대해 직접 입을 연 것은 지난 3월 14일 검찰 소환 당시 심경을 밝힌 이후 처음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열린 뇌물수수·횡령 등 사건의 첫 정식 재판에서 짧은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먼저 “오늘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검찰이 무리한기소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자신이 직접 적어 온 입장문을 차분히 읽어내려갔다.

그는 우선 “변호인들은 관련자들의 진술 신빙성이 의심되는 부분이 많으니 검찰증거를 부동의하고 증인들을 출석시켜 다투자고 했다”며 “그러나 국정을 함께 이끌어온 사람들이 다투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드리는 건 제 자신이 받아들이기 힘든 참담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변호인은 재판에 불리할 수 있다고 강력히 만류했지만 나의 억울함을 객관적 자료와 법리로 풀어달라고 했다”며 “재판부가 무리한 증거의 신빙성을 검토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특히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게 다스”라며 ‘다스는 형님 회사’라는 기존 주장을 강조했다.

그는 “다스는 제 형님과 처남이 만들어서 운영한 회사로, 30여년 간 소유나 경영을 둘러싼 그 어떤 다툼도 가족들 사이에 없었다”면서 “여기에 국가가 개입하는 게 온당한가 의문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변근아기자/gaga9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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