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광인. 사진=KOVO
한국 남자배구를 대표하는 날개 공격수 전광인(27)은 이번 오프시즌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해 한국전력을 떠나 현대캐피탈에 새 둥지를 틀었다.

배구팬은 문성민(32)과 크리스티안 파다르(22) ‘쌍포’에 전광인까지 더한 현대캐피탈이 다음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프로의 세계에서 새로운 만남에는 작별이 항상 따라온다.

전광인은 2013년 프로입단 후 줄곧 뛰었던 한국전력을 떠났다. 무엇보다 두 살 많은 ‘단짝’ 서재덕(29)과 작별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참가 차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전광인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서)재덕이 형이 잘 갔다고 말하더라”며 “(현대캐피탈 이적을결정하고) 제일 먼저 말했다”고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룸메이트로 형제처럼 지냈던 전광인과 서재덕의 우정은 배구계에서 유명하다.

서재덕은 전광인보다 한 해 앞선 2016~2017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다.

전광인은 당시 “다른 팀에 도전해보라”고 조언했지만, 서재덕은 한국전력에 잔류했다.

그로부터 1년 뒤, 전광인은 “즐기면서 배구를 하고 싶다”며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재덕이 형이 잘 옮긴 거라고 좋게 이야기해줬다”면서 “‘너랑 나랑 코트 반대편에서 봤을 때 웃음을 참기 힘들 거 같다’더라”며 웃어 보였다.

세계 21위인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VNL에 출전하는 16개 국가 가운데 순위가 가장 낮다.

VNL에서 한 수 위 팀과 전력을 다해 싸우고,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노리는 게 현실적인 목표다.

대표팀은 1주차(폴란드), 2주차(브라질), 3주차(프랑스)까지 숨 가쁘게 전 세계를 다닌 뒤 4주차에 한국에 돌아온다.

전광인은 “격차가 많이 나는 팀에 무조건 승리한다고 말하긴 힘들겠지만, 비슷한 전력의 팀이랑 만나면 반드시 이기겠다”며 “한국 오기 전에는 3승만 해도 잘한 거로 생각한다. 한국에 와서 많은 승리를 거두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전광인은 정규시즌이 끝난 뒤 FA 계약 등으로 정신없는 오프시즌을 보냈다.

대표팀에 합류해 VNL과 아시안게임 출전까지 줄줄이 기다리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마음은 편하다.

지난해 부상 때문에 대표팀에 함께하지 못해 마음에 짐이 있어서다.

전광인은 “부상 때문에 (대표팀에) 많이 못 들어왔지만, 가능하면 와서 하는 게좋다”며 “못 뛴 시간만큼 이번에는 좀 더 코트에서 뛰어다니며 그동안 대표팀에서 뛴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최근 한국 남자배구는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된 전광인은 “국제대회 성적이 나와야 리그가 활성화되고, 팬들도 (마음이) 열린다”면서 “그간 실망하셨을 거로 생각한다. 최대한노력해서 좋은 성적 내겠다”고 다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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