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구 뺀 인천 전역 피해신고… "화학약품 냄새·타는 냄새 나"
주민 "인체에 유해할까 걱정"… 소방본부 "빠른시간 내 잔불 정리"

▲ 인천항 화물선 화재 이튿날인 22일 인천시 중구 인천항에서 관계자들이 기울어진 선체의 균형을 잡기 위해 천공작업을 하고 있다. 윤상순기자

인천시 중구 인천항 1부두에 정박 중인 대형화물선에서 난 불로 지역 곳곳에서 악취와 연기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신고가 잇따랐다.


22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119종합상황실에 접수된 악취와 연기 신고는 총 200여건에 달했다.

계양구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신고가 접수됐으며 중구와 남구, 연수구 주민들의 피해신고가 이어졌다.

앞서 지난 21일 오전 9시 39분께 중구 항동7가 인천항 1부두에 정박 중인 파나마 국적의 5만2천422t급 중고차운반선 오토배너호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길이 199m·폭 32m·높이 18m 규모의 화물선 일부가 타고, 인천항 1부두를 비롯해 중구와 남구 등 일부지역은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의 검은 연기에 휩싸였다.

화재 첫 날 선박에 실려있던 중고차가 타면서 발생한 검은 연기가 남동풍을 타고 10여㎞ 떨어진 연수구와 남동구 일대까지 퍼져 고통을 호소하는 민원이 속출했다.

이날 오후 비가 내리기 직전까지 인천항과 인근 지역 하늘은 화재로 인한 연기가 검게 뒤덮었다.

▲ 인천항 화물선 화재 이튿날인 22일 인천시 중구 인천항에서 소방관들이 선체의 열을 식히고 불길을 잡기 위해 천공작업을 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최초 발화지점인 11층은 전날 밤 진입해 화재를 진압했지만 선박 구조상 열과 유독가스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잔불 진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윤상순기자

화재현장에서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들도 “고무와 비닐 타는 냄새가 난다”, “화학약품 냄새가 난다”며 119신고를 통해 고통을 호소했다.

인천의 한 커뮤니티에서는 타는 냄새가 난다는 글이 10여건 올라왔다.

송도에 사는 주민 A씨는 “공기청정기가 갑자기 붉은색 등으로 바뀌었다”며 “공기청정기를 계속 작동해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아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냄새가 인체에 유해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차로 20~30분 걸리는 지역에서도 머리가 아플 정도인데 인접지역 주민은 더 고통스러울 것 같다”고 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큰 불은 다 잡았고 선박 내부의 열기가 남아 연기만 나는 훈소단계”라며 “빠른 시간 내에 잔불을 정리해 인근 주민들이 겪고 있는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강명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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