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사진=연합뉴스
수원 삼성 공격수 김건희(23)가 입대를 앞두고 프로 무대 데뷔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을 아시아축구연맹(AFC)챔피언스리그 8강에 견인했다.

김건희는 지난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8 AFC챔피언스리스 울산현대와 16강 2차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전반에만 2골을 터트리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김건희는 이날 1차전서 갈비뼈 골절을 당한 염기훈의 공백을 완전히 메운 활약이었다.

프로 3년차인 김건희는 엘리트코스를 밟은 선수였다.

수원 유스팀 매탄고 출신으로 청소년 시절 연령대별 대표팀을 두루 거치고,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에서는 주전 공격수를 맡아 대표팀의 준우승을 일궜다.

하지만 기대를 잔뜩 모으며 프로무대에 들어선 후엔 아마추어 시절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데뷔 첫해인 2016시즌 K리그 20경기에 출전해 1골을 넣었고, 지난 시즌은 7경기에 출전해 1골도 신고하지 못했다.

올 시즌엔 일찌감치 팀의 리그 첫 골 주인공이 되며 기대감을 갖게 했으나 출전 기회는 여전히 부족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도 “이번 시즌 초반에 경기에 많이 못 나갔고, 23세 이하(U-23) 대표팀에서도 뭔가를 보여주지 못해 상당히 힘들어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오는 28일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상주 상무 선수로 뛰게 되는 김건희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푸른 유니폼을 입고 뛰는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알렸다.

상무입대로 8강전부터는 출전하지 못하는 그는 경기를 앞두고 “후회 없이 모든 것을 쏟아내자고 생각했다”고 밝힌뒤 “선수들과 모여 얘기를 했는데 (조)원희 형이 수원이라는 팀이 어떤 팀인지, 얼마나 강한 DNA를 가진 팀인지 보여주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모습들을 보고 배우며 형들을 닮아가고 싶었는데 오늘 같은 경기에서 그 모습이 나와서 기뻤다”며 “마무리를 잘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김건희는 이날 경기장을 찾은 U-23 코치진에게도 존재감을 어필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활약이 기대되는 그는 “김학범 감독님이 뽑아주신다면 당연히 오늘처럼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만약 뽑히지 않는다고 해도 제 갈 길을 묵묵히 가겠다”고 말했다.

결승골 직후 서정원 감독에게 달려가 포옹했던 김건희는 “어렸을 때부터 감독님이 잘 챙겨주셨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그동안 감독님 앞에서 당당하지 못했다”며 “제가 (군대) 갔다 온 후에도 감독님이 꼭 계셨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오창원기자/cw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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