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마트라 오지서 발견됐지만 서식지 파괴로 갈 곳 잃어

▲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오지에서 발견된 신종 오랑우탄 '타파눌리 오랑우탄'의 수컷 성체. 연합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유인원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의 타파눌리 오랑우탄(학명 Pongo tapanuliensis)이 발견되자마자 멸종을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4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호주 제임스 쿡 대학과 국립 인도네시아대학 등이 참가한 국제연구진은 최근 1천195㎢에 불과한 타파눌리 오랑우탄의 서식지가 수년내에 30% 이상 훼손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진은 "서식지내 숲의 14%가 이미 농경지로 바뀌거나 훼손됐고, 이와 별개로 14% 가량이 개간 가능지로 분류돼 조만간 파괴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국영업체인 '중국수전 건설그룹'(Sinohydro)이 인근에 건설 중인 수력발전소도 타파눌리 오랑우탄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연구진은 발전소가 완공되면 2022년까지 타파눌리 오랑우탄이 사는 숲의 최소 8%(96㎢)가 물에 잠기고 서식지가 동서로 분단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 십수년 내에 서식지의 절반 가까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타파눌리 오랑우탄의 개체수는 현재 800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야생 오랑우탄 집단은 유전적 다양성 감소 등의 문제 때문에 규모가 500마리 미만으로 줄어들면 장기적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북(北) 수마트라 주 타파눌리 지역에만 사는 타파눌리 오랑우탄은 작년 처음으로 존재가 확인된 신종이다.

타파눌리 오랑우탄이 발견되면서 현존하는 대형 유인원은 고릴라 2종과 침팬지, 보노보, 보르네오 오랑우탄, 수마트라 오랑우탄 등 6종에서 7종으로 늘게 됐다.

새로운 대형 유인원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약 10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오랑우탄은 약 340만년 전 다른 종과 분리돼 독자적으로 진화해 왔으며, 저지대에 거주하는 여타 오랑우탄 종과 달리 고지대의 숲에 사는 등 특색을 갖고 있다

국립 인도네시아대학의 자트나 수프리아트나 교수는 "우리는 7번째 대형 유인원을 찾아냈지만, 이 종이 우리 눈 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서신(correspondence) 란을 통해 이런 분석 결과를 공개하고 인도네시아 정부에 타파눌리 오랑우탄의 서식지를 즉각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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