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농생고 씨름부 선수들과 양권수(가운데) 코치가 필승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수원농생고는 10년 만에 전국대회 단체전 제패를 노린다. 사진=김금보 기자

“제2의 전성기, 머지않았다.”

수원농업생명과학고(수원농생고)는 고교 씨름 전통 강호다. 1984년 창단해 모래판을 주름잡은 걸출한 스타도 다수 배출했다. 현역 장사로는 수원시청의 이주용과 영암군청 최정만 등이 있다. 

하지만 명성에 걸맞지 않게 한동안 전국대회 단체전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단체전을 제패한 건 2008년 회장기 대회로 벌써 10년 전 이야기다. 이듬해부터 번번이 4강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수원농생고가 부활의 날개를 폈다. 개인전은 물론 단체전까지 우승을 넘보는 강팀으로 다시 거듭났다. 지난해 9년 만에 단체전 메달(동)을 따내더니 최근 열린 증평인삼배 전국장사씨름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원농생고는 이 대회 개인전에서도 금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양권수 코치는 “올해는 단체전 우승도 노려볼 만한 전력”이라며 “전성기가 다시 올 날이 머지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가장 반가운 건 부상 선수들의 복귀다. 전성근은 1학년이던 2016년 개인전 2관왕에 오른 실력자다. 하지만 십자인대를 다쳐 지난 1년 간 대회 출전을 하지 못했다. 이번 증평대회 소장급 우승으로 공백의 아쉬움을 말끔히 털어냈다. 전성근은 “개인전 다관왕과 단체전 우승을 올해 목표로 잡았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지난해 두 차례나 발목 수술을 한 윤창현도 단체전 입상에 큰 힘을 보태며 부활을 예고했다. 양 코치는 “두 선수가 복귀하면서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흡족해했다. 예년과 달리 잔부상 없이 동계훈련을 마친 것도 원동력이 됐다고 한다. 

쟁쟁한 선배들과의 합동 훈련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수원농생고 선수들은 경기대·수원시청 선수들과 실전 연습을 하며 부족한 점을 배운다. 양 코치는 “수원은 초중고 팀과 대학·실업팀을 모두 갖춘 씨름 메카”라며 “정상급 선수들과 모래판에서 땀 흘리는 것 자체가 어린 선수들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된다. 기술은 물론 멘탈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단체전에는 소장급부터 장사급까지 7체급의 선수가 출전한다. 지난해는 4관왕에 오른 여수공고의 1강 체제였다면 올해는 여러 팀이 우승 경쟁을 벌이는 ‘춘추전국시대’라는 게 양 코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3월 회장기대회는 송곡고, 증평대회는 영신고가 패권을 안았다. 

다만, 장사급 선수의 부재는 극복해야할 과제다. 수원농생고는 몇 년 전부터 고육지책으로 체급이 낮은 선수를 장사급에 출전시키고 있다. 양 코치는 “아무래도 80kg대 선수가 100kg을 넘는 경쟁자를 상대하는 건 무리다. 앞선 6체급에서 승부를 끝내야한다”고 말했다. 

수원농생고는 개인전 금메달과 단체전 4강 진입을 올해 첫 번째 목표로 잡았고, 이번 증평대회에서 뜻을 이뤘다. 이제 10년 동안 차지하지 못한 단체전 우승컵을 겨냥한다. 양 코치는 “절대 강팀도, 약팀도 없다.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 충분히 우승도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사진 김금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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