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했지만 1월초 한국당에 복당한 남 지사 자신이 천당과 지옥을 오락가락한 얘기는 6월 선거까지 이어질 듯 하다. 만만치 않은 민주당 후보군은 한 사람만 빼고 거의 역부족으로 조사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은 한국당이 자초한 결과지만 남 지사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여겨진다. 박종희·김용남 전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도 당연하다. 중간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이다. 결국 홍준표 대표를 향한 날선 발언이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당 지도부가 경기지사 후보를 전략공천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깜도 안 되는 당 대표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자유한국당을 최악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고 있다”고 수위가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그의 비난대로 여론조사가 참패를 예고하는 후보를 공천하는 전략이 무슨 의미인지는 당장에 알 수가 없다. 하지만 한국당으로서 나름 고육지책을 쓴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박 종희 전 의원도 수도권 중 경선이 가능한 지역은 경기도밖에 없다고 말했지만 이 역시 전략공천이 불가한 그 무엇인가를 대신 설명해 주는 듯 해 민망한 상황은 마찬가지로 여겨진다. 박 전 의원 역시 홍 대표에 대해 14일 공천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의 얼굴이기 때문에 위기라고 공개적으로 쓴소리 한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물론 홍 대표 역시 과거 남 지사에 대해 배신자의 낙인으로 복당을 허가 안할 것 같은 상황을 만들었지만 최 전 장관 영입 실패와 몇몇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현역 프리미엄의 기대효과가 남 지사를 전략공천의 문턱에 이르게 한 것으로 믿고 있다.
정치에 있어 적과 동지가 명확히 구별되는 경우는 있어도 그 경계가 모호함이란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남 지사 역시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에서 앞서 탈당한 전력을 지니고 있다. 이후 바른정당에 입당했고 지금 복당한 친정 한국당을 ‘적폐세력’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 때만 해도 보수 야당에서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도 지사라는 자리가 다시 그를 그 ‘적폐’의 중심에 서게 한지도 모른다. 정치의 선택은 이렇게 누구나 어려운 길을 걷게 만든다. 남은 얘기는 혹독한 검증과 얼마나 많은 지지표를 얻느냐는 결과론적 얘기다. 씁쓸함과 함께 새삼 민낮을 보는듯한 정치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