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중고는 100분 수업을 실시하며 교사 일방향적인 교육이 아닌 학생이 직접 학습에 참여하는 쌍방향 교육 환경을 만들고 있다. 사진=운중고등학교

학교에 로망이 흐른다. 학생들은 거리낌 없이 교장실을 찾는다. 모범활동을 한 학생은 교장선생님과 인증사진을 찍고 초콜렛도 받는다. 바로 운중고등학교 이야기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운중고는 비선호학교로 여겨졌다. 성남과 안양 경계에 위치해 지리상 통학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성남지역에서 수십년 째 전통을 유지한 인근 학교에 비해 무게감도 떨어져 보였다.

하지만 운중고는 인성과 봉사를 중시하는 교육을 지속하며 외부의 차가운 시선을 따뜻한 관심으로 바꿔 놓았다. 이제는 오고 싶은 학교, 학생과 교사가 소통하는 대표학교로 자리 잡은 운중고를 찾았다.



▶365일 쑥쑥, ‘3·6·5 참 프로젝트’

운중고 학생들은 365일 성장한다. 운중고 교육비전인 3·6·5 참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어서다.

3·6·5 참 프로젝트는 인성·학력·진로라는 3개의 목표를 잡고, 철학·소통·공감·꿈 등을 다루는 6개 영역 활동과 함께 창의·명예·예의 등 5개의 비전을 갖고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운중고는 우선 인성UP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철학과 소통, 공감이 있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철학 소양을 키우고자 학생끼리 토의하며 학급자치규약을 만든다.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자 외국어 축제를 열기도 한다. 또 소통능력 향상을 위해 교사와 학생이 함께 인권교육을 실시하며 돈독한 관계 만들기에 열심이다.

운중고는 학력 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운스학동(운중 스스로 학습 동아리)’을 운영하며 학생 진로와 적성 찾기 운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서로 부담없이 고민과 문제의식을 나누며 성장한다. 스스로 하는 교육은 자연스럽게 학교생활로까지 이어지며 급식실 줄 바로 서기 등 학생이 만들어 가는 학교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또 운중고는 학생의 꿈과 끼를 살리는 진로찾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운중오케스트라 공연을 펼치기도 하고, 가면을 쓰고 진행하는 복면가왕 콘서트도 진행한다. 또 미술에 관심있는 학생을 위해 복도에 학생 작품을 전시하는 ‘복도 미술관’ 운영하거나 국내 미술관을 탐방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100분 동안 나를 드러내다

100분간 쉼 없이 토론하고 의견을 나눈다. 운중고는 50분 수업이라는 틀을 깨고 100분 수업을 실시하며 새로운 교육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운중고는 3·4교시, 5·6교시를 합쳐 100분 수업을 하고 있다. 기존 50분 수업은 교사가 진도를 내기에도 벅차다는 판단에서다. 또 매일 50분씩 각기 다른 과목으로 진행되는 교육은 깊이 있는 교육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운중고의 100분 수업은 성공진행형이다. 기존 수업시간보다 2배가 보장되니 학생들은 각자 생각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교사가 진행하는 일방향적인 수업방식에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진 것이다. 자연스럽게 실험, 발표 수업이 이뤄진다. 교사가 개입하지 않아도 학생끼리 토론하는 문화도 형성된다. 교사는 이러한 교육장면을 지켜보며 학생 개개인이 지닌 역량과 잠재력을 기록한다. 늘어난 수업 시간만큼 학생의 역량도 커지는 것이다.

정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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