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출마자에게 듣는다 (1) 홍미영 민주당 예비후보

“지방자치를 살린 김대중 대통령, 지방자치를 키운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진정한 지방분권을 이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지방자치를 완성하겠습니다.”

인천시장 후보군 가운데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은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인천에서 빈민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다.

1985년 ‘해님방’이라는 공부방을 열고 인천에서 빈민·여성운동에 헌신한 홍 전 구청장은 지난 1991년 지방선거에서 초대 부평구의원이 됐다.

이후 2·3대 인천시의원을 지냈으며,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정무2팀장을 맡았고, 2004년에는 인천 최초로 여성 국회의원(비례)이 됐다.

2010년 부평구청장이 된 후 재선까지 한 그는 이제 전국 최초 여성 광역단체장에 도전 중이다.

홍 전 구청장을 만나 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와 인천을 위한 정책 등에 대해 물었다.
-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저는 전국 최초의 여성광역단체장이 되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예비후보 홍미영입니다. 1970년대 대학생 때부터 학생운동과 빈민운동을 시작해 인천 동구 만석동과 부평구 십정동에서 공부방 선생님과 시험지 아줌마로 활동하다 ‘못사는 동네라고 무시당하지 않게 해달라’는 동네 주민들의 권유에 초대 부평구 의원이 됐습니다. 이어 다양한 정치 경력을 바탕으로 인천시장 후보로 나오게 됐습니다. 우리 국민은 지난해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의 광장에 모였던 촛불의 힘으로 정권을 바꾸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 촛불정신이 ‘주민자치’와 ‘생활정치’를 통해 시민의 생활이 바뀌는 인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천은 아직까지 주민행복도가 전국 꼴찌 수준이고 빈부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방분권을 통해 시민의 권력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인천시를 만드는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를 살린 김대중 대통령, 지방자치를 키운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진정한 지방분권을 이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지방자치를 완성하기 위해 시장선거에 출마하게 됐습니다.”

-개헌의 화두 중 하나는 지방분권인데, 인천형 지방분권을 위한 방향은.
“저는 지속가능발전 지방정부협의회 회장, 인천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 상임 대표를 맡아 누구보다 지방분권 개헌을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인천형 지방분권을 이루기 위해서는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지방분권 개헌이 함께 이뤄지도록 시민사회가 똘똘 뭉쳐야 합니다.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수도권매립지, 영흥화력 등 인천은 땅만 내주고 별다른 수익과 경영권을 챙기지 못하는 국가기반시설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게 인천형 지방분권의 첫걸음이어야 합니다.”

-인천은 접경지역으로 안보가 중요한데, 남북관계를 어떻게 이끌 생각인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이 남북화해의 물꼬를 터 남북정상 회담과 북미정상 회담까지 성사시켰습니다. 물론, 마지막 순간까지 정성을 다하고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아야 실제 대화가 성사될 것이고, 이를 위해 남북화해를 막는 세력이 방해를 못하도록 국민이 감시해야 합니다. 5천만 국민의 생명이 걸린 안보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한반도 평화와 전쟁방지를 위해 확고한 원칙과 철학을 지켜 나갈 것입니다. 평화 우선주의를 기본으로 전쟁은 절대 안 된다는 것과 대한민국 안보는 우리가 결정한다는 자주국방 철학입니다. 평화는 인천미래발전의 핵심 전제입니다. 연평도, 백령도 등 서해5도와 강화도, NLL 등 남북 분쟁의 최전방에 놓여 있는 인천을 전쟁의 도시에서 평화의 도시로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저는 서해5도 해역에서 한반도기를 달고 조업한다고 발표하는 서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평화촛불선언을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 실향민의 딸로서 평화로운 한반도에서 남북이 교류하는 세상을 보길 원했던 부모님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범시민 평화 선언운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인천은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데 미세먼지 저감 대책은.
“인천의 미세먼지 오염도는 세계보건기구 기준을 초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 2016년 조사에선 7개 특·광역시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시의 대책은 그동안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인천시 미세먼지 저감 목표를 상향, 대형 배출원에 대한 대기오염물질 발생원 개선 조치를 내리고 시민참여형 미세먼지 대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영흥화력발전소를 비롯한 석탄 화력에 대해서는 성능을 개선하고 환경설비를 교체해야 합니다. 또 배출허용기준을 현재보다 2배 강화해야 합니다.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및 지원, 교통혼잡 지역에 대한 ‘녹색교통특별대책 지역’ 지정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시민 건강권을 우선하는 정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저는 인천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2020년까지 30% 감축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최근 희망퇴직을 신청한 한국지엠 부평공장 근로자가 숨진 채 발견됐는데, 한국지엠 문제 해결방안은.
“저는 지난해부터 한국지엠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전문가 등과 포럼을 만들고 관련 자동차산업분야 권위자들과 함께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가장 아쉬운 점은 인천시의 아이디어 뱅크인 인천발전연구원조차 한국지엠에 대한 연구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약 8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한국지엠의 시스템적인 문제를 살피기 위한 용역을 추진했으나 구의회의 반대로 무산돼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저는 최근 한국지엠 노조를 방문해 위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내부 문제점을 파악하는 한편 범시민단체를 구성, 인천시민의 의견이 담긴 대책을 만들자고 정치권에 제안했습니다. 한국지엠 문제를 중앙정부나 지엠 본사, 한국지엠에 맡긴다면 정부지원을 요구하는 지엠의 압박에 계속 끌려 다니게 됩니다. 저는 지엠에 인천시민의 의견을 반영할 통로를 만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 지엠이 인천에서 특혜만 누리고 책임은 안지는 꼼수를 못 부리게 하겠습니다.”

-미투운동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데, 미투운동에 대한 생각은.

“우리 사회의 마지막 약자가 여성과 어린이입니다. 촛불혁명 세력은 마지막 적폐로 여성에 대한 성폭력·성희롱을 꼽고 있습니다. 한국의 여성 존중 문화는 필리핀이나 스리랑카 보다도 못합니다. 이번 기회가 남녀를 떠나 같은 사람으로서 여성에 대한 사회적 불평등을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길 기대합니다. 여성들이 성폭력에서 해방되려면 용기를 내서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투 운동이 보복이나 개인적 감정 해소가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존중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방향으로 계속되길 기대합니다.”

-여성 정치인으로서 양성평등을 위한 정책은 어떤 것들을 생각하는지.
“제가 부평구청장으로 취임해 구민을 대상으로 도시 이미지 설문조사를 했더니 ‘낡은 추리닝을 입은 50대 아저씨’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좋게 말하면 제조업 중심의 굴뚝 산업이 발달한 산업도시라는 뜻이지만 결국은 성인 남자가 아니면 살기 어려운 도시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벌인 게 ‘여성이 편안한 발걸음 500보’ 사업입니다. 버스정류장이나 공공시설에서 집까지 일반적으로 500걸음 이내라는 점에 착안, 구청과 동주민센터, 경찰, 주민, 학생과 함께 골목 안전을 강화하고 도시공간을 바꾸면서 환경을 주민 스스로 가꿔나가도록 했습니다. 또 ‘초보엄마를 위한 육아활동가 사업’으로 50~60대 여성의 경험을 살려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핵가족 시대 엄마를 돕고, 중장년 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했습니다. 이런 사업을 인천 전역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인천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참된 권력은 가장 약한 자의 연약함을 돌보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민주화운동, 빈민운동, 정치운동을 해 온 것은 정치권력이 참된 권력으로 거듭나게 하는데 밀알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기보치원(騎步緻遠)’이란 말처럼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만 달리지 않고, 등에 있는 시민을 잘 모시고 곱게 바르게 나아가는 천리마가 되겠습니다.”
대담=송길호 정치부장
정리=조기정기자
사진=윤상순기자



▶홍미영(63)
-1989 ~ 1991년 인천지역주민회 회장
-부평구의회 의원
-제 2·3대 인천시의회 시의원
-제 17대 민주당 국회의원
-민주당 인천시당 여성위원장
-민주당 민주여성리더십센터 소장
-2010~2018년 1월 인천 부평구청장
-지속가능발전 지방정부협의회 회장
-인천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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