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ortune 16-1
성남문화재단은 올해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 첫 전시로 동시대미감전 ‘박철: 그리지 않은 그림’을 오는 5월13일까지 개최한다.

‘멍석작가’로 잘 알려진 박철 작가는 한지를 이용한 부조기법 방식의 작업으로 한지부조회화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평면 및 소품, 설치작업 등 40여 점의 작품 하나하나마다 전통을 간직한 물건을 작가의 몸으로, 마음으로, 영혼으로 다가갔기에 따스함마저 느끼게 된다.

1980년대 후반 안동댐 건설로 수몰 예정 지역인 시골 마을에서 주민들이 버리고 떠난 기와, 멍석, 창호 등 옛 물건들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버려진 옛 것들을 만지고 두드리며 새로운 호흡을 부여했다.

작가는 생활 속 물건들을 시멘트로 본을 뜬 후 그 위에 한지를 올려놓고 누르고 두드리는 과정을 반복해 입체적인 모양을 만드는 부조기법으로 현재의 한지부조회화를 시작했다. 이후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서양의 악기와 멍석을 융합하는 등 서로 다른 의미를 한데 묶으려는 다양한 시도들을 이어왔다.

한지는 변형이 가능하고 수용적이고 수동적 매체이며 동시에 한국인의 정서와 같은 순수하고 담백한 맛이 있다. 특히 지천년 견오백(紙千年 絹五百·비단의 수명은 500년이지만, 한지의 수명은 1천년 간다.)이라는 말처럼 한지의 생명력이 강인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성남문화재단의 동시대미감전 ‘박철: 그리지 않은 그림’에서는 지난 30여 년 동안 사라져가는 전통과 가치를 현대적 미감으로 이끌어 내온 박철 작가의 작업 세계를 신작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다.

재단 관계자는 “서로 다른 문화, 전통과 현대 등 이질적인 조형미의 대비를 통해 또 다른 미적 가능성을 만들어 가고 있는 박철의 작품을 통해 미술이 결코 어렵지 않음을 알림과 동시에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확장된 예술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