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연합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6위·한국체대)이 니시코리 게이(25위·일본)를 제치고 ‘아시안 톱 랭커’ 자리에 오른다.

정현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총상금 797만2천535 달러) 단식 3회전에서 토마시 베르디흐(15위·체코)를 2-0(6-4 6-4)으로 꺾었다.

마스터스 1000 시리즈급인 이 대회 16강에 오른 정현은 랭킹 포인트 90점을 확보했다.

이로써 정현은 이 대회가 끝난 뒤 발표되는 다음 주 세계 랭킹에서 24위에 오르게 됐다. 이는 한국 선수 역대 최고 랭킹이다.

또 현재 아시아 선수 가운데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니시코리는 이번 대회에 나올 예정이었으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출전 하지 않음으로써 세계 랭킹 30위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아시아 국적으로 세계 랭킹이 가장 높았던 선수들로는 이형택(42)을 비롯해 파라돈 시차판(39·태국), 루옌쑨(35·대만), 니시코리 등으로 이어져 왔다.

이 가운데 이형택과 시차판은 은퇴했고 루옌쑨은 현재 세계 랭킹 86위다. 물론 현재 순위의 ‘아시안 톱 랭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뿐이다.

아시아 남자 선수의 역대 최고 세계 랭킹은 니시코리의 4위,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역시 니시코리의 2014년 US오픈 준우승이다.

이날 정현이 꺾은 베르디흐는 2015년 세계 랭킹 4위까지 올랐던 선수로 투어 대회 단식에서 통산 13차례 우승한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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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이 대회 전까지 베르디흐와 두 차례 만나 모두 0-2로 졌으나 세 번째 맞대결에서 1시간 23분 만에 통쾌한 설욕전을 펼쳤다.

정현의 16강 상대는 파블로 쿠에바스(34위·우루과이)다. 쿠에바스는 2016년 세계 랭킹 19위까지 올랐던 선수로 정현과는 이번이 첫 대결이다.

정현이 쿠에바스를 꺾고 이 대회 톱 시드인 로저 페더러(1위·스위스)가 제러미샤르디(100위·프랑스)를 물리치면 둘은 준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정현은 올해 1월 호주오픈 4강에서 페더러와 처음 만났으나 2세트 도중 발바닥 물집으로 인해 기권했다.

한편 정현은 이날 첫 서브가 시속 200㎞를 기록하며 188㎞에 그친 베르디흐 보다 더 빨랐다. 세컨드 서브도 시속 157.7㎞로 146.5㎞의 베르디흐를 앞섰다.

오창원기자/cw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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