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및 원재료값 상승에도 고객 눈치에 가격을 올리지 못하던 경기도내 외식업계(중부일보 2월 5일자 보도)가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5일 수원시 인계동에 위치한 국밥집.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단 한 번의 음식값 인상도 하지 않았으나 지난달 일부 메뉴의 가격을 올렸다.

콩나물국밥은 6천 원에서 6천500원으로 500원 인상했고, 황태국밥과 순두부찌개는 6천 원에서 1천 원 오른 7천 원에 각각 판매 중이다.

또 오삼불고기와 막걸리도 1천 원씩 가격을 올렸다.

사장 A씨는 이 같은 가격 인상을 통해서라도 인건비와 원재료값 부담을 줄여야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최저임금 상승은 가족경영이나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임대료, 상하수도비, 전기료 등에 더해 채소, 해산물, 공산품 등 식재료값도 최대 2배까지 올랐다”고 토로했다.

이어 “단골손님들은 10년 만에 가격을 올린 것을 알아서 왜 올렸냐고 한번 물어보고 말지만 다른 고객들은 아니다”며 “가격 인상 후 점심 매출이 약간 감소하긴 했으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수원시 정자동의 한 갈비집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이곳은 최근 9년 만에 소갈비 1인분 가격을 1만3천 원에서 1만4천 원으로 올렸다.

갈비집을 운영 중인 B씨는 “가장 많이 올린 곳은 1인분에 최대 3천 원을 올리기도 했다”며 “9년째 가격을 안 올렸으나 올해 채소값이 특히 많이 올라 가격 인상 없이는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골목상권 가격 인상이 가속화되자 가격을 동결키로 한 외식업계도 고민에 빠졌다.

정자동에서 국수집을 운영하는 C씨는 “2년 동안 음식값은 하나도 안 올렸는데 채소랑 조미료 가격은 많이 올랐다”며 “지금 공과금 중에 전기·가스 요금이 밀려있는 상황이다. 단골손님들 형편도 비슷해 가격을 올리지 않으려 했으나 최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라고 털어놨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와 달리 개인사업자는 가격 인상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방문 손님 수 감소라는 리스크에도 가격을 인상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ctb@joongboo.com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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