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수 대변인 "공식 문건에 김영철·정찰총국 언급은 없어"
국방부, 2015년 장병정신교육자료에 "김영철 천안함 피격의 배후" 명시

국방부는 23일 '천안함 피격사건 배후'로 지목됐던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남과 관련해 기자들의 잇따른 질문에 "국방부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국방부는 지난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이 북한 소행이라고 결론을 내면서 당시 정찰총국장을 맡았던 김영철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그동안 제기해왔다. 특히 연평도 포격사건도 그 배후를 김영철로 의심해왔다.

당시 황원동 국방부 정보본부장은 2010년 5월 21일 국방부에서 진행된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천안함 피격사건과 관련, "북한은 작년 초 노동당 대남 공작부서 등을 통합해 정찰총국을 개편했다"며 "모든 관련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북한의 정찰총국이 주도했다는 명확한 결론을 얻지 못했지만 과거 아웅산 테러, 대한항공 폭파 전례로 정찰총국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영 당시 국방장관도 지난 2010년 11월 24일 국회에서 긴급 소집된 국방위에 출석해 '연평도 해안포 포격 도발도 김격식, 김영철이 했다고 보느냐'는 당시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 질의에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황원동 당시 국방정보본부장이 정찰총국 소행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했는데 국방부 입장은 무엇이냐'라고 묻자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한 것이고, 공식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이진우 국방부 공보과장은 '김태영 당시 장관이 2010년도 국회에서 김영철이 주범으로 판단된다 말했었다'는 질의에 대해서 "가능성과 공식 발표는 다르다"며 "김영철 방남과 관련해서 정부가 대승적 차원에서 판단하고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국방부 공식 문건에) 공식적으로 김영철이나 정찰총국을 언급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왜 김영철이 주도자로 지목됐는지 근거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렇게 추정해서 그런 것이다"고 답변했다.

최 대변인은 김영철 방남 입장을 묻는 질문이 이어지자 "정부에서 대승적 차원에서 (김영철 방남을) 수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국방부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곤혹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자간담회 이후 "2010년 천안함 폭침은 명백한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며, 북한의 어떠한 군사적 도발과 위협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면서 "천안함 폭침으로 목숨을 잃은 46명의 장병들이 보여준 나라를 위한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을 것이며 강한 안보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가 2011년 발간한 '천안함 피격사건 백서'는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이 북한제 어뢰에 의한 수중 폭발의 결과로 침몰되었다"고 명시했으며, 국방부는 '2010년 국방백서'를 통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정상적인 임무수행 중이던 해군 2함대 소속 천안함(초계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백서는 북한의 어느 기관에서, 누가 천안함 공격을 지시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방부가 이후 작성한 장병 정신교육자료에는 김영철을 "천안함 피격의 배후"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2015년 7월 31일 국방부 국방교육정책관실에서 작성해 국방일보에 당시 게재된 '제31주차 기본정훈-제10과 북한의 끊임없는 대남 도발'이란 제목의 장병 정신교육 자료는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김정일은 자신의 후계자로 김정은을 지목했다. 그리고 대남공작기구들을 통합해 '정찰총국'을 만든 후 김정은의 최측근인 김영철을 책임자로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정권 4년 동안 많은 북한 요인들이 숙청됐지만, 김영철만은 유일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영철이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천안함 피격의 배후로 북한 독재정권 유지의 최고 공로자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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