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승인 과정에서 청와대와 공군이 성남공항 운영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강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오랫동안 이 사업을 반대해온 공군이 갑자기 입장을 바꾼 이유에 이명박 정부의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 업무보고에서 “제2롯데월드 승인과정에서 공군본부가 정정길 대통령 실장에게 ‘서울기지 운영방안’을 2008년 8월 28일 직접 보고했다”는 사실을 최초로 공개했다.

공군은 이 보고에서 성남공항 동편 활주로 3° 조정 및 시설 장비 보완 방안으로는 정상적인 공항 운영에 제한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공군이 제2롯데월드 승인으로 인한 안보상 문제점을 대통령 실장에게 보고했음에도 제2롯데월드 사업이 무리하게 추진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의원은 “1989년부터 2007년까지 일관되게 제2롯데월드 건설을 반대해온 공군이 이 전 대통령 취임 이후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꾼 것은 대통령의 압력으로 인한 것”이라며 “이 부분도 감사원 감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래 성남비행장 기지 이전방안, 동서편 활주로 10° 변경안, 동편 활주로 3° 변경 방안이 거론됐다”며 “안전성을 고려해 동서편 활주로 10° 변경안이 대안으로 검토됐지만 1조 원이 드는 비용 경감을 위해 3° 변경안이 느닷없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지난 9일 제2롯데월드 신축 관련 행정조정협의 시설 및 장비 보완 비용 추정과 보완 합의사항 이행 등 2개 항목에 대해서만 감사를 실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도 지적했다.

박범계 의원은 “감사원이 감사청구 대상 6개 항목중 2개 항목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기로 한 것은 유의미하다”며 “그러나 공군의 갑작스런 입장 선회와 관련 청와대 압력과 월권도 감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재형 감사원장은 “말씀하신 내용을 고려해 감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라다솜기자/radaso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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