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폐막 행사 참석을 위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대표단을 파견키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도 미국 대표단장으로 폐회식에 참석할 예정이지만 북미접촉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22일 북한이 김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대표단을 2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파견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단원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수행원 6명으로 구성되고,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남한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폐회식 참가가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을 진전시켜 나가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며, 이러한 입장에서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방남을 수용할 예정”이라며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체류일정 등 실무적 문제들은 앞으로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한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대남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당 통일전선부장을 맡고 있다. 그는 우리 정부의 독자 금융제재 대상인 데다 천안함 피격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도 예상된다.

한편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위해 방남하는 김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자연스러운 기회에 대표단을 만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북한 대표단과의 만남은 폐회식과 별도 회동 등 최소 2차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폐회식 방한을 계기로 북미가 접촉할 계획이나 기회는 없을 것”이라며 “지난번에 만남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두 나라가 상황 인식을 하고 갔기에 당장 뭘 만들어낸다든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미 양측의 접촉을 피하도록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들은 바 없다. 양측이 접촉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본다”면서 “폐회식장에서도 동선이 겹치지 않을 것이다. 정확한 예우와 폐회식 자리 위치 등은 의전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통전부장이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이며, 대한민국의 금융제재 대상인데 대해선 “올림픽 성공을 위해 폐회식에 참석하는 만큼 대승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일 예정이다. 미국에 통보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통전부장이 우리의 국정원장이니 서훈 국정원장이 카운터파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고위급대표단 파견을 두고 정치권의 반응도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 파견키과 관련해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김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행사에 김 부위원장을단장으로 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며 “이번 방문도 한반도긴장 완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민주평화당은 북한의 고위급대표단 파견과 관련해 정부가 북미대화의 가교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했다.

최경환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는 이번 고위급대표단의 방남을 계기로 남북대화뿐만 아니라 북미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 파견과 관련 “천안함 폭침 주범은 감히 대한민국 땅을 밟을 수 없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여정에게 굽실거리며 3대 세습 독재왕조 정통성까지 떠받들어준 문재인 정권이 이젠 천안함 폭침의 주범인 김 부위원장을 맞이하겠다고 나섰다”며 “북한이 감히 김영철을 폐막식에 고위급 대표단 단장으로 파견하겠다는 후안무치한 발상을 하게 한 건 그동안 북한 해바라기에다 굴종과 굴욕을 밥 먹듯이 해온 문재인 정권이 불러들인 희대의 수치”라고 비난했다.

김재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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